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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상공산 풍경

  양삭을 떠나 계림으로 떠나는 길에도 간간이 비가 내렸다. 양삭 시내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었는데, 구불구불한 산길에다 좁은 농로라 뒷자리에 앉았던 나는 차멀미에 시달렸다. 차창에 서린 뿌연 김 때문에 풍경도 볼 수 없어 더욱 답답했던 것도 원인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가파른 산 경사 면마다 다랭이밭을 일구어 낑깡을 심었는데,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 나무마다 비닐을 덮어 씌웠다. 골짜기를 넘고 넘으며 도착한 곳이 상공산. 주차장으로부터 높이 50여 미터 정도 되는 가파른 산이었는데 꼭대기까지 계단을 통해서 올라갔다. 한국인들이 개발한 관광명소라는데, 유명한 탓인지 계단 입구에 매표소까지 만들었다. 우리나라 도립공원쯤 될라나, 아무튼 인민들이 평등하고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할 공산주의 국가임에도 중국인들의 상업적 수완은 놀라웠다. 가파른 계단을 돌고 돌아 산 정상에 오르니, 산 아래로 일망무제 탁 트인 곳에 굽이굽이 커다란 냇물이 휘돌아나가고, 물줄기를 에워싼 기암 봉우리들이 끝없이 이어져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었다. 낮게 드리운 비구름 때문에 기암 연봉들과 냇물이 어우러진 최고의 경치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한이었다. 카메라를 오른쪽 풍경에서부터 왼쪽으로 돌려 찍으면서 한 컷에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매우 컸다. 날씨만 맑았으면 아마도 천상의 모습을 담았을 것만 같았다.

 

 내려오기가 너무 아쉬워 햇볕이 쨍할 때까지만이라도 머무르고 싶었다. 언제 다시 이런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아쉬움만 가득 남기고 타박타박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상공산 오른쪽 풍경

 

  상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경. 오른쪽 부터 왼쪽으로 이어지는 풍경... 

 

 상공산 화보사진

 

  상공산 전경 

 

상공산 간판 사진

 

상공산 주변 화보 사진

 

 상공산 주차장을 포함한 뒷 풍경 

 

  漢詩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두보의 강촌(江村)이란 시가 절로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류)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徵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경하구) 

 

맑은 강 한 구비 마을을 안고 흐르고

긴 여름 강촌엔 일마다 그윽하구나.

제 혼자 오고 가는 집 위의 제비와,

서로 친하며 가까운 물 위에 갈매기.

늙은 아내는 바둑판을 종이에 그리고,

어린 아들은 바늘을 두드려 낚시를 만드네.

많은 병에 오직 구하는 것은 약물뿐이니,

보잘 것 없는 내 몸에 이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리.

 

아름답고 한가로운 강촌의 풍경인데, 늘그막에 병들어 가는 자신에 대한 한탄이 섞인 마지막 부분이 안쓰럽긴 하지만, 상공산 아래 펼쳐진 냇물과 기암 봉우리들의 향연은 진실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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