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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송파나루공원 삼전도비

  하룻밤 사이에 폭염이 사라지고 가을바람이 분다. 참으로 신통한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날씨였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하늘에 먼 산의 푸른 정수리가 가까이 다가와 눈을 찌를 듯 했다. 날씨와 더위 때문에 묵혀두었던 카메라를 꺼내 들쳐 메고는 길을 나섰는데, 가는 도중 차창 밖의 하늘에 구름이 내비치었다. 석촌호수에 도착했을 때, 하늘엔 새털구름이 가득했고, 햇살은 따가웠으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덥지 않았다. 습도가 낮아 그늘 아래에선 시원한 바람이 땀을 말리며 스쳐 지나가곤 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싸드배치문제로 나라 안팎이 시끌버끌하다. 우호적인 한중관계에 쐐기를 박고 일본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적중했나 보다. 안보를 위해 방어용 미사일 포대를 설치하겠다는데, 회초리를 들고 간섭하는 중국의 태도가 가증스럽다. 역사이래. 끊임없이 한반도를 비롯해 주변 국가를 침탈했던 중국이 패권주의가 어디로 갈까마는, 과학문명이 발달한 21세기 현대에도 왈리왈시하는 그들의 작태에 화가 치민다. 자고로 중국이 흥했을 때, 우리가 득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내 개인적 소견으로 구소련의 해체처럼 중국이 분열되어야 50여개의 소수민족들이 제각기 제 문화를 영위하며 잘 살 것이라 확신한다.

 

明과 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안일하게 처신하다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던 병자호란의 치욕이 새삼 가슴을 억누른다. 임진왜란의 치욕을 씻지도 못하고 권력다툼으로 왕권을 찬탈하고 사리사욕을 탐하다 오랑캐의 침략에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남한산성에 숨어서 항전하다가 송파나루 삼전도에서 청나라 왕에게 이마가 땅에 부딪혀 피가 흐르도록 아홉 번 절을 하고 항복했던 인조의 치욕이 옛 일만 같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석촌 호수 버스 정류장 풍경, 최상층까지 올라간 롯데 빌딩이 굴뚝처럼 솟았다. 외국의 경우 랜드마크라는 초고층 건물들은 나름대로 건축미도 있더만, 식견이 짧은 내 소견으론 무엇을 형상화했는지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어찌보면 첨성대 모양 같기도 하고, 조선 백자의 선을 흉내낸 것도 같은데... 공군 비행장 활주로 방향까지 바꿔가며 지은 말썽쟁이 건축물이다.  

 

 

 

  석촌호수 주변

 

  서편 석촌 호수 옆, 잠실역 사거리 남서쪽 귀퉁이에 삼전도비가 있다. 정식 명칭은 '대청황제공덕비' 서울시 안내문

 

 삼전도비석의 앞면, 이수 아래 새겨진 글씨가 만주문자이다. 

 

 

  비석의 뒷면, 이수 아래 한자로 '대청황제공덕비'라 새겼다.

 

 

 측면에서 바라본 거북 받침과 비석, 그리고 이수. 거북받침이 두 개인데, 앞의 것은 청나라에서 작다고 트집을 잡아 더 크게 새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비석의 전면- 이수의 조각과 만주어로 쓰인 비문 윗부분

 

  비석의 뒷부분

 

  비석 뒤편의 석촌호수와 롯데 놀이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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