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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미시령과 속초 영금정

 

  미시령 옛길로 구불구불 돌고 돌아 미시령 정상에 올랐더니, 정상의 풍경은 상가건물들을 모두 철거한 상태여서 흐린 날씨 분위기와 어울리는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풍경을 보려는 여름옷차림의 탐방객들이 바람 탓에 추위에 떨며 고개 아래 속초시가와 동해의 풍경을 바라들 보았다. 미시령은 한계령에 비해 넘기 쉬운 언덕이다. 고개도 그리 높지 않고 구비가 많지 않은 데다가 우람한 울산바위 풍경과 아름다운 동해를 관망할 수 있는 곳이라 내 경우엔 웬만하면 고개를 넘는다.  

 

  미시령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오른쪽 바위가 울산암, 가운데가 속초시와 동해이다.

 

  고개를 내려가며 오른편으로 보는 울산바위

 

 

숙소의 창밖에서 보는 전경, 흐린 날씨가 아쉬웠다.

 

 

 

 

  저녁거리는 속초에 나가 부식을 마련했는데, 의외로 값싸고 푸짐했다. 속초관광중앙시장은 관광지답게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잡화, 부식, 건어물, 생선회들을 팔고 있었다. 활어시장은 시장 지하에 있었다. 시장 안에서 활어를 사서 그 자리에서 회로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활어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주문진보다도 더 싼 듯싶었다. 또, 주문진 활어상은 회를 떠주지 않는데, 이곳엔 회를 떠주고 간단한 양념까지 챙겨주었다. 활어시장에서 광어와 부시리를 작은놈으로 회 뜨고, 동해 골뱅이 1kg를 사서 숙소로 가지고 와서 저녁으로 먹었다. 회값으로 4만 원, 골뱅이는 2만 원을 지불했는데, 시장 안 아줌마들이 다른 수산시장보다 친절해 보였고, 회도 물기를 빼고 정성껏 떠서 식감이 제대로 살았다. 

 

 다음날 역시 이곳에서 저녁 장을 봤는데, 시장 초입 대로변 상점에서 아바이 순대와 오징어순대를 샀다. 주인말에 의하면 계란 입혀 파는 오징어순대는 대부분 냉동식품이란다. 그러고 보니, 아뿔싸 아바이 마을에서 먹었던 오징어순대들은 모두 계란 입혔던 것들이었는데, 이곳에선 당일 만든 것을 즉석에서 썰어주니 그 맛이 살아있었다. 결국 아바이마을의 순대들은 대부분 냉동제품을 구입해서 판매한다는 것인데,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느낌이었다. 앞으로 아바이 순대와 오징어순대를 먹으려면 아바이 마을에 갈 것이 아니라, 이곳 중앙시장에서 사서 먹을 일이다. 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30분 주차권을 모으면 주차료를 해결할 수 있다.

 

 언젠가 TV 고발프로그램에 이곳 학사평 순두부 마을의 두부들이 대부분 배달두부라고 보도한 적이 있어서 그동안 믿고 먹었던 원조 순두부들을 토할 뻔한 적도 있었는데, 씁쓸한 일이 참으로 많기도 하다.  

 

속초 동명항, 영금정 위에서의 전망. 방파제 안쪽으로 활어시장이 있었다. 항구너머 멀리 설악산 능선들이 구름에 잠겨있다.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주차장은 30분에 1000원.

 

 

방파제 밖, 바위 위에 앉은 정자 영금정.

 

 

영금정에서 북쪽으로 10여분 거리의 청간정, 관동 8경의 하나란다. 송강의 '관동별곡'에도 언급되는 곳인데, 해안가로 엄청난 철조망들이 둘려 쳐있어서 살벌한 풍경이었다.

 

 

 정자 안에 걸린 현판은 우남 이승만 휘호였다. 안쓰러운 인물이다.

 

청간정 관리사무소와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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