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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장가계 대협곡

  오전 7시 30분 출발, 장가계 대협곡 탐방. 날이 잔뜩 흐렸다. 3월부터 11월까지 우기라나. 산행 중 가장 염려스러운 것이 비와 구름이다. 산정에 올라섰을 때 구름만 만나면, 등정의 보람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산 위에 오르는 것은 평지에서 보지 못하던 아랫 세상을 조감하며 성취감을 맛보기 때문인데 구름 안갯속에 갇히다 보면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안갯속에서 등정의 노고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동안 산을 오르며 산정에서 구름과 안개 때문에 허무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자연 조바심이 일게 된다. 더구나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올랐던 기대감이 한순간에 헛수고가 되기 때문에 실망감이 보통 큰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역만리 이곳에서 또 허망함만을 느끼고 돌아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기어들었다. 

 

  산정에서 구름만 보게 되면 어찌하냐는 내 물음에 가이드 아가씨는 펄펄 뛰며 불경스러워했다. 말이 씨가 된다고 그런 말이 비를 몰고 온다나... 가이드의 과잉반응에 말도 제대로 못 했다. 까딱하다간 비를 몰고 왔다는 누명까지 덮어쓸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잔뜩 흐린 가운데 버스는 대협곡을 향해 달렸다.

 

  대협곡으로 들어가는 문에서 문지기들과 한참을 실랑이했다. 배낭과 카메라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검사원이 카메라 배낭을 빼앗아 통로 옆 벤치에 놓았다. 그리고 맨몸으로 들어가라는 것인데, 카메라와 렌즈 가방을 분실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가이드는 매표하러 다른 사람들과 이미 들어가 버렸고, 나 홀로 남아서 말도 통하지 않는 문지기들과 한참을 입씨름했지만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한참 후에 가이드와 함께 다니는 중국 비디오 기사가 되돌아와서 그와 손발짓으로 소통하여 주차장까지 되돌아가, 짐 보관소에 카메라 배낭을 맡겨두고서야 대협곡 유리다리 입구까지 들어갔다. 

 

  유리다리 옵션을 선택하지 않아서 대기실에서 한 시간여를 기다리는데, 비디오 기사가 카메라 배낭을 찾아다 주었다.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계곡 사이에 유리 다리를 만들어 놓고 장사하는 대륙인들의 상술이 대단하다. 공산주의 국가가 맞나 싶다.

 

  대협곡 유리다리 대합실

 

대합실 2층에서 내다본 유리다리

 

  유리다리를 보고 온 일행들과 합류해서 계단을 따라 대협곡을 내려갔다. 좁고 높아 까마득한 골짜기에 계단을 만들었다. 중화인민들 떼거리는 어찌나 소란스러운지 정신없었다... 새치기와 고성담화는 그들의 일상이었다.

 

  대협곡 중간지점에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갔다. 군용 담요 같은 두꺼운 마직포를 엉덩이에 대고 양쪽 허벅지에 끈으로 묶고 앉아서 시멘트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는 것인데, 발상이 참 우스웠다. 참으로 중국인다웠다. 한참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허벅지에 묶은 끈이 밀려 올라와 사타구니가 몹시 불편했다. 사람들이 많고 잘 미끄러지지 않아 상체를 눕혀 미끌려서 밑으로 내려갔다.

 

  대협곡 아래에 내려오니 계곡 사이 반공에 유리 다리가 걸려 있었다.  유리 다리 입장료를 별도로 받으면서도 그 위에서 사진을 못 찍게 유난스레 구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벼랑 중간에 만든 인공 폭포

 

  협곡 사이 나무데크로 보도를 만들었다. 물길 따라 내려갔다.

 

  동굴 밖을 통과하니 담수호가 나타났다. 여기서 배를 타고 10여분 내려가면 협곡의 종점이다.

 

  담수호에 선착장이 있어 배를 타고 이동했다.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대협곡 종점 선착장

 

  뱃길 종점에서 바라보는 상류 선착장

 

  돌아오는 길, 차창밖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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