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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섬안의 요새 모넴바시아

 

  스파르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여유 있게 모넴바시아로 향했다. 비취처럼 푸르고 맑은 바다를 가진 그리스 남부 해안은 보이는 풍경마다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항(漁港)과 어선들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파도로 깎인 상처투성이 우리나라 어선들과 비린내로 가득 찬 우리나라 어항과 달리 그리스에는 항구마다 가득히 정박해 있는 것은 크고 작은 요트들이었다. 섬이 많은 바다를 가진 이들은 아마도 어업보다는 레저활동으로 올리는 수입이 더 실속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처절한 굶주림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아서인지도...... 그리스 지방도로는 시원하게 뚫린 우리나라와 달리 좁고 구불구불했다. 노련한 운전기사는 전혀 서두르지 않고 시골길을 달렸다. 버스가 굴러가는 소리도 부드러웠다. 가죽 아닌 직물시트도 승차감이 좋았다.  모넴바시아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여행사 인솔자가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들려주었다. 이른바 '달리는 뮤직박스'였는데, 투박하지만 진솔한 솜씨로 진행해서 지루하지 않은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여행 내내 여행객들을 위해 세심하게 안내하고 배려하는 그분의 마음씨가 그저 고마웠다. 단순한 직업의식만은 아닌 정성이었다. 해외 패키지여행 중 그분처럼 정성을 다해 안내하는 분은 처음 만났다. 카톡방을 통해서 모닝콜, 식사시간, 출발 시간 등을 세세하게 알려주고, 간간이 여행지의 멋진 풍경사진도 곁들여 전달했다.  

 

  모넴바시아는 육지와 수십 미터 제방길로 이어진 조그만 바위 섬으로, 그리스 남부 해안에 위치하여 중세에 무역 중계지로 번성했다고 한다. 바위섬 뒤쪽은 깎아지른 벼랑이라 사람이 살 수 없다. 바위섬 남쪽 비탈진 지형에 돌로 견고한 성과 요새를 만들었다. 성안에는 민가가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발달해 있고 교회당이 서넛 보였다. 골목 양편의 민가들은 상점과 카페, 또는 호텔로 성업 중이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들도 많아 보였다. 우리가 방문한 시기가 관광 성수기가 아니라서인지 투어하는 동안 적막감마저 돌았다. 고색창연한 건물들과 지중해식 주택들의 빨간 지붕들이 아름다워 아무 곳이다 휘둘러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될 듯했다.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산 정상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오르는 중간 중턱까지 둘러싼 성벽을 나가면 옛날 풍요로웠을 이곳 돌집들의 아름다운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정상 부근엔 퇴색했으나 어여쁜 그리스 정교 교회당이 기울어가는 햇살에 빛나고 있었고, 그곳에서 석양빛에 검푸러지는 바다들을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었다. 

 

  모넴바시아는 해안도로에서 보면 험한 벼랑으로 둘러싸인 무인도처럼 보인다. 섬과 육지가 작은 제방 하나로 이어져 출입할 수 있기 때문에 모넴바시아라 불린다고 한다.

 

  모넴바시아 가는 길 

 

차창밖 모넴바시아 외경

 

모넴바시아 출입구인 서쪽 성벽과 성문

 

  성문 안 좁은 골목에 형성된 까페 거리.

 

  중앙 광장, 중세 불랑기 대포도 하나 걸려 있었다. 골목을 지나 성의 동문까지 걸어 나갔다가, 바위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아래에선 까마득하게 보였으나, 바위산 꼭대기까지 그리 멀지 않았다. 

 

  섬의 동쪽 성벽, 성밖에는 인가가 없었다.

 

  성위로 오르는 길

 

  바위산 8부 능선쯤의 성벽, 기울어가는 햇살로 역광이 많아 사진 찍기가 수월치 않았다.

 

  성 위로 나가는 문

 

  성 위에서 내려다 보는 성안 마을 전체 풍경

 

  성위 산 정상의 비잔틴 교회당과 주변에 흩어진 중세 돌집들의 잔해

 

  정상에서 머물다 다시 성 아래 마을로 내려와, 카페에 들어가 노독을 풀며 시간을 보냈다.

 

  모넴바시아 투어 후 돌아나오는 길에 되돌아본 바위섬의 북쪽 모습. 모넴바시아를 떠나가던 길을 되돌아 코린토로 가는 중간지점의 작은 마을인 스칼라로 이동해서 호텔에 들었다.

 

 

모넴바시아

 

  그리스 라코니아주,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동쪽에 있는 작은 섬에 있다. 이 지역 대부분이 해발 고도 100m 이상의 고원지대로 이루어졌다. 모넴바시아는 375년 경 지진으로 인해 육지로부터 분리되어 섬이 되었다. 583년에 도시로 발전하였으며, 이 시기에 슬라브족과 아바르족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도 함께 건축되었다. 10세기부터 그리스 남부의 해상 무역의 거점지로 발전하기 시작하였으며 1460년까지 비잔틴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1500년대 초반까지 베네치아 제국에 속하였고 1800년대 초반 까지는 오토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그리스 독립 전쟁 이후 1821년 7월 오토만 제국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중세 시대에 지어진 요새와 비잔틴 양식의 교회가 오늘날까지 남아 있어 중세유적이 잘 보존된 역사도시이다. 1971년 제방을 쌓고 그 위에 도로를 만들어 육지와 연결된 이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넴바시아 [Monemvasia]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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