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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슬로베니아 블레드

  오스트리아와 접경지대인 줄리앙 알프스 밑, 프레드보르의 호텔 Alma에서 블레드까지는 30여분 거리였다. 블레드는 역시 줄리앙 알프스에서 흘러내린 석회수가 모여 호수를 이룬 곳으로 슬로베니아를 대표하는 관광지이다. 어린 시절, 이발소 그림에서 많이 본 것 같기도 하다. 이 호수는 고대 빙하 활동으로 만들어졌으며, 호수 가운데 나룻배를 타고 갈 수 있는 플레타나(pletana) 섬이 있다. 섬 안에는 성모승천 성당이 있고, 이 성당에서 종을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블레드 호숫가 북쪽 벼랑 위에 블레트 성이 우뚝 솟아 그 경관이 아름답다. 1400년대 독일 황제 헨리크 2세가 주교인 알부인에게 이 지역의 땅을 선물하자, 알부인 주교가 호수 벼랑 위에 성을 지었다고 전한다. 그 후 보수되고 개축되어 현재의 모습은 18세기에 들어서 완성되었다. 

 

버스가 블레드 마을 모퉁이를 지나자, 문득 호수와 바위 벼랑 위에 있는 성이 눈앞에 나타났다. 한 순간에도 그 풍경의 이미지는 너무 강열했다. 마치 퓌센에서 처음 대했던 노인 슈바인스 타인 성처럼...  호숫가 벼랑 위, 성채의 빨간 지붕과 둥근 망루 탑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그 아랫마을 성당의 뾰족한 종탑도 화려하게 어울리는 앙상블이었다.  호수가를 휘돌아 지나자 블레드 섬이 보였는데, 역시 섬 안 빨간 지붕들과 수직으로 솟은 종탑이 화려한 그림 같았다. 만약, 저곳에 우뚝 솟은 종탑이 없었다면...  유럽을 여행하면서 지나치는 마을마다 만나는 수직 종탑을 볼 수 없다면... 과장해서 말하면 아마도 그저 밋밋해서 예사롭게 지나칠 풍경일 것이란 생각이다. 맑은 호수에 성을 짓고 작은 섬에 예쁜 교회를 지어, 세계적 관광지로 만든 블레드 사람들의 혜안이 그저 대단해 보였다.

 

  호숫가에 내려, 나룻배를 타고 섬안으로 들어갔다. 교회 안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섬 주위를 가볍게 돌며 거닐었다. 교회 입장료 6유로를 내고 들어가면, 누구나 상당 안에서 소원의 종을 칠 수 있다. 그런 탓으로 성당의 종소리는 끊이지 않고 울린다. 종 치는 사람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종치기로 돈을 버는 사업적 수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다인승 나룻배를 타고 섬 안에 들어가는 관광객들도, 호수에서 레저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 사람이 서서 노를 젓는 배를 비롯해서, 작은 3-4인용 보트를 즐기는 사람들과, 더러는 호숫가에서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수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점심 후, 블레드 성 위로 올라갔는데, 사람들이 많았다. 눈에 띄는 동양인은 대부분 한국인들이었다. 그런데, 이상스럽게 해외 여행지에서 만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피차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 너무 많아서 그런지 서로 안 체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니 어째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 성을 많이 찾는 한국인들 탓인지 철제 장식품을 파는 직원이 우리말로 아는 체했다. 수공예품이라 비싸기도 했지만 애당초 살 생각으로 들어갔던 것은 아니었다. 고풍스러운 옛성 위에서 바라보는 블레드 호수와 줄리앙 알프스 경관이 썩 아름다웠다.        

 

 

 프레드보르의 호텔 Alma 뒤의 멋졌던 산을 뒤로하고 마지막 여정인 블레드로 향했다.

 

  블레드 호수 안의 작은 섬 플레타나(pletana)

 

  섬 위 성당으로 오르는 계단

 

  섬안에 있는 성모승천 성당

 

성당 안 종을 치는 줄

 

  섬 주변의 투명한 물과 물고기

 

  나룻배를 타러 내려가는 계단

 

  나룻배 사공, 신체 건장하고 다부진 체격으로 잘 생긴 모던보이였다. 가업으로 대대로 물려받는단다. 이 지역은 모터보트는 운행할 수 없으니 오래도록 세습될 듯하다.

 

호숫가 풍경

 

  블레드 성

 

 섬에서 나와, 인근 중화식당에 들러 흰 밥으로 점심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가까운 블레드 성 뒷면으로 이동했다. 성 입구는 호수 뒷면 주차장에서 < 자 모양으로 꺾인 경사로를 올라가야 있었다.  

 

  주차장에서 블레드 성으로 오르는 길목

 

 성문 앞, 매표소

 

  성 안에서 내려다본 호수와 섬

 

  육지의 적을 방어하기 위한 망루와 성벽

 

  성 외벽 위에서 바라보는 성안 풍경

 

  작은 대포나 총을 쏠 수 있는 성 외벽의 총안, 밖은 줄리앙 알프스

 

  성 뒤쪽으로 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성벽과 망루

 

  성 밖으로 드나드는 출입구

 

성 밖으로 나오면서 미련 감에 뒤돌아본 성 밖으로 오르내리는 길

 

  뮌헨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녁을 먹었던 알프스 산자락 식당 

 

  뮌헨 공항, 대기 중인 인천행 루프트한자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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