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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강화 교동도

  아침에 햇살이 곱길래 강화섬에 가려고 작정했다. 강화 평화 전망대에서 북한땅을 촬영하려고 500mm 렌즈까지 챙겼다. 내비게이션 만 믿고 따라갔는데, 사당역 교차로로 안내하는 바람에 차가 막혀 죽도록 고생했다. 내가 아는 길보다 나을 줄 알았는데,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한다는 내비게이션 안내는 아직까지도  단순하고 기계적일 뿐이었다. 사당역 부근부터 동작동 현충원 앞 큰 도로까지 나가는데 족히 한 시간은 걸렸다. 올림픽대로부터는 막힘이 없어 강화 평화전망대까지 순탄하게 달려갔는데, 아뿔싸 전망대 입구에서 경비병들이 코로나 때문에 전망대를 폐쇄했다고 했다. 푸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소리여서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어 가던 길을 달려 교동도까지 갔다. 

 

  이따금 TV에 소개되던 교동도 재래시장인 대룡시장에 가서 때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장터를 한 바 바퀴 돌았다. 장터라야 골목길이 5-60여 미터도 되지 않을 작은 곳인데, 휴일이면 제법 붐비는 시장이란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해서 재래시장 풍물 거리들을 기대했지만, 장날이라고 특별한 것은 없었다. 노포에서 갈치새끼 말린 것 한 박스를 사고, 어부들이 직접 잡아 담갔다는 교동도 추젓도 큰 통으로 한 개 샀다. 

 

  그냥 되돌아오기도 아쉬워서 지난번에 들렸던 연산군 유배지에 들렸다. 변한 것은 없었다. 다만 초가로 지은 교동도 유배문화관을 개방하여 자세한 안내 설명을 볼 수 있었다. 예전과 변함없이 재현해 놓은 인형들을 상대로 몇 컷 촬영하고 강화도로 되돌아 나왔다.

  

교동도 대룡시장

 

  대룡시장 인근에 있는 연산군 유배지

 

  교동도 유배 문화관 내부, 벽면에 안내문들을 두루 붙여 놓았다.

 

  야외에 세워 놓은 재현 인형

 

  연산군 발 앞에 관람객들이 간식거리를 던져 놓았다.  주지육림 속에서 호화방탕한 생활을 했던 연산에게 베푸는 관람객들의 호의가 아이러니하다. 산해진미만을 즐겼을 연산군이었겠지만 초라한 행색으로 귀양온 모습에 측은지심을 일으켰다 보다. 역시 한국인은 '정'으로 사는 사람들인가 보았다.

 

  연산군은 이곳으로 유배 온 지 두 달 만에 병으로 사망했다. 환경의 변화가 너무 컷을 것이다. 천하를 호령하며 제멋대로 권력을 농락하다가, 귀양 와서 사는 삶이 오죽했을까 싶다. 재위 12년 중, 10년 까지는 나름대로 원만한 정치력을 보였으나, 11년부터 광폭하고 난잡한 행실로 국가 기반을 어지럽히고, 반정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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