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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남해 상주 은모래 해변

  25-6년 전 여름, 가족과 함께 먼 거리를 달려 이곳에 왔다가 주차를 할 수 없어 되돌아간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골목까지 쑤셔 넣은 듯 수많은 차량들 때문에 어린애들 콧바람도 쐬어주지 못하고 허망하게 되돌아가고 말았다. 다행히 인근 작은 포구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지냈었다.  옆자리에 야영온 중학생들이 밤새도록 떠드는 수다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었었다.   

 

 

  철 지난 해수욕장에는 인적이 끊긴 듯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주차장도 텅 비어 있어 속 태울 일도 없었다. 해수욕장 뒷길을 한 바퀴 탐색한 후, 주차장으로 되돌아와 여유 있게 자리를 잡고 차를 세웠다. 그리고 해변으로 나가 은모래를 밟으며 남해바다의 풍미를 감상했다. 완만한 경사와 고운 모래로 여름철 어린이를 동반한 해수욕장으로 안성맞춤이었다. 해변 오른편에 야영장을 설치하여,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고 있었다. 해변에 어둠이 야영장에 조명이 들어오며 고깃기름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어둠 속 파도가 밀려드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니, 물고기들이 풀쩍풀쩍 수면 위로 뛰어올랐다. 어떤 놈은 힘이 좋아 연속 세 번을 뛰어오르기도 했다. 마치 물가에서 납작한 돌을 수면 위로 낮게 뿌려 수제비 뜨듯, 물고기들의 한밤 체조 놀이 구경도 색다른 구경거리였다. 

 

 

  어둠이 깊어졌을 때, 주차장으로 돌아와 차 안에서 취침했다. 모기를 걱정했는데, 서늘한 밤기운에 자취를 감추었다. 차창을 조금 열었다가 밤공기가 차가워 차창을 완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웬일인지 깊은 잠이 들지 않았다. 밤새 뒤척이다 동틀 무렵 해변 백사장을 거닐며 남해 은모래 해변 풍치 속에 한동안 나 홀로 빠져 있었다.   

 

 

저물 무렵 상주 은모래 해변

 

해변 야영장, 뒷산 바위 아래 보리암이 있다.

 

가을밤 해변에서의 망중한

 

은모래 해변의 여명

 

아침 햇살 속 은모래 해변

 

이름 모를 남해도 어느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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