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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김유정문학촌을 구경하다 춘천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더니, 잠시 후 차를 갖고 찾아 왔다. 예정에도 없었던 돌발여행이라 조용히 춘천역에 가서 시티버스를 타고 투어할 생각이었는데, 고맙게도 친구 덕에 친구차로 호사하며 돌아다녔다. 맛집이라는 곳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막국수 맛은 참으로 종잡을 수 없다. 수년 전 가족여행 와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맛있게 먹었던 곳이어서 주저하지 않고 주문해서 먹었으나, 그때 그 맛이 아니었다.  춘천 사람도 입맛에 맞는 막국수집을 찾기 어렵다. 막국수 맛을 정형화할 수는 없는 것일까. 입맛이 다르니 취향도 각기 다르겠지만, 메밀 막국수의 본고장이라는 춘천에서조차 꾸준한 맛을 보존하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옛날 중앙국민학교 아래 작고 허름한 막국수집에서부터 소문난 춘천 막국수였는데 춘천 막국수의 특징을 말하라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안타까운 일이다.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지자체마다 설치하는 케이블카가 2021년 이곳에도 춘천 북한강가에도 놓였다. 아마도 그 시작이 통영 미륵산 케이블이 아닌가 싶다. 통영에서 인기를 끌자 지자체마다 유행처럼 케이블카 놀이에 푹 빠져들었다. 요즘엔 대부분 적자라고 하니 그것도 걱정이다. 지방마다 넘치는 출렁다리와 케이블카 설치는 심사숙고하여 결정했으면 좋겠다.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는 춘천 삼천동 북한강가에서 북한강을 가로질러 의암호 위를 지나 삼악산 8부 능선에 도달하는 3.61km의 로프웨이이다. 삼악산은 어린 시절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려 추억이 서린 곳이다. 그 당시 의암댐 아래 등선폭포로 산에 올라 의암호 위 상원사 코스로 다녔었다. 봄철에 친구들과 삼악산에 올랐다가 번지는 산불을 솔가지를 꺾어 껐던 적도 있었다. 그을린 얼굴로 삼악산에서 내려와 의암댐 위 신연교를 도보로 걸으며 정담을 나누던 일이 어제같이 스쳐지나갔다. 등산 후 시내 중앙시장 국밥집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회포를 풀곤 했었는데...

 

 곤돌라를 타고 삼악산에 내리니 연로하신 할머니들도 올라오셨다. 곤돌라가 아니었다면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을 텐데, 높은 산에 후손들의 부축을 받으며 올라와서, 한 눈 아래 내려다 보이는 춘천시가를 보면서 젊은 시절 호연지기를 상기하셨을 수도 있겠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여 자연을 호흡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까닭으로 설악산 대청봉에도 케이블카가 놓이기를 개인적으로 소망한다. 전망도 시원찮은 권금성 케이블카는 박정희 맏사위인 고 한병기가 1970년 사업권을 받아 운행을 시작한지 현재까지 대물림되고 있는데,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엔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이해되질 않는다. 환경단체에서 자연 환경을 파괴한다며 반대하는데, 걸어서 등산하는 것만 환경이 보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약자들도 문명의 혜택으로 대자연의 호연지기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아닐까.  

 

 중국에서 제일이라는 황산에는 케이블카가 세 방향에나 놓였다. 그것도 부족해서 그들은 황산 정상부에 호텔을 짓고 대협곡에는 황산에 오르는 모노레일까지 설치했다. 등소평 생존 당시, 중국인 모두가 편안하게 황산에 올라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황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벼랑에 튼튼한 잔도를 놓아 국민들의 황산 등반을 도왔다. 우리나라 환경 운동가들 입장에선 기겁할 일이겠다.  중국처럼 하자는 말은 아니지만, 명산을 국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면 그 또한 국민복지라고 말하고 싶다. 천성산 도룡뇽을 살려야 한다며 경부선 KTX 철로를 막던 여스님이 떠오른다. 습지를 보존해야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덕에 엄청난 예산이 추가되고 결국 원안대로 철로는 2년이 지연되어 천성산을 뚫고 건설되었다.

 

북한강변 삼천동에 위치한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승강장 

 

좌측면인 남쪽 아래로 보이는 의암댐

 

후측방 아래 북한강 

 

뒷방향

 

앞방향, 삼악산 방향 

 

곤돌라에서 내려 삼악산 방향으로 오르는 산책길

 

산책길 굽이에서 보는 북방의 춘천시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춘천시가

 

산책길 정상 전망대, 삼악산 8부 능선쯤 되는 듯, 이곳에서 삼악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없어 아쉽기도 했다.

 

승강장 아래 카페 앞 전망

 

곤돌라 승강장 옥상 전망대

 

곤돌라 옥상 위로 보이는 삼악산 바위 봉우리.

 

삼악산 곤돌라 승강장.

 

내려가는 방향

 

케이블카에서 내려 의암호를 일주한 후, 소양교 근처의 '소양강처녀상'과 스카이 워크를 들러보았다. 가요 '소양강 처녀'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처녀상. 이곳은 금강산에서 내려오는 북한강과 설악산에서 내려오는 소양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두 강물이 이곳에서 합수하여 북한강이 되어 양평 양수리로 흘러 한강이 되어 서울을 관통한 후 서해로 나간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스카이 워크, 내 취향이 아니라 원거리에서 사진촬영으로 대신했다.

 

인근 춘천대교를 건너 중도에 있는 레고랜드로 갔다. 춘천대교 입구에 '조상과 역사를 파괴하는 패륜의 레고랜드'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중도에서 발견되던 선사시대 유적들은 어찌 되었을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내일이 없다'라는 말이 오늘날 우리나라에선 허언처럼 들린다. 레고랜드를 먼 발치에서 바라본 후, 춘천역에서 친구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상봉행 전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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