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옥천 부소담악 추소정

  부소담악은 대청댐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수몰되고 댐 위에 있는 많은 야산들도 물에 잠기게 되면서 생겨난 곳이다. 이곳은 기암절벽의 700여 m 산줄기가 물에 잠겨 산봉우리 능선들이 호수 위에 떠서 뱀처럼 길게 뻗은 형상이다. 그 모양이 연꽃이 연못에 떠 있고 호수에 바위가 있는 곳이라 하여 부소담악(芙沼潭岳)이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주말 여행지로 선정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이곳을 검색해보니, 대부분 드론으로 촬영을 한 것들이라 일반 방문자로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이어서 방문이 망설여지기도 했으나,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여 불원천리 머다 않고 찾아 나섰다. 산길이 험하기로 유명한 지역이라 옥천 IC부터는 거북이 운행으로 굽이굽이 돌아 황룡사 주차장까지 갔으나, 평일임에도 방문객들이 몰려 좁은 황룡사 주차장에 만원이었다. 그 속에서도 대형 관광버스가 소형차 주차장을 가로막고 있었다. 주차장 안에 들어가서 이리저리도 못하다가 관광버스가 빠져나간 틈새를 이용하여 겨우 끼어들어 한자리 얻을 수 있었다. 마을 입구부터 탐방객들로 북적였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추소정에 이르는 산길을 걸었으나, 보이는 것은 잡목 우거진 숲과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호수 물뿐이었다. 전망도 그리 좋지 않아 절경이란 말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던가. 그 말이 꼭 맞았다 싶었다. 정자 위에 올라봐도 시야가 제한적이라, 옛적에 우암 선생이 소금강이라 불렀다는 산세의 풍경을 전혀 느낄 수 없어 실망감이 커 허망함이 몰려왔다. 정자에서 내려와 앞으로 나갔으나 작은 언덕 위에 출입금지 푯말이 박혀 있어서 더 갈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곳까지 찾아온 정성이 아까워서 표지 밖으로 나가는 몇 사람을 좇아 험한 바위길 위를 걸어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았으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높은 산에서 느껴보는 호연지기도 없었고, 잡목 때문에 보이는 풍경도 상쾌하지 않아 상실감이 매우 컸다.

 

 이곳 추소정이 있는 능선길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는 곳이었다. 높은 곳에서 비스듬히 보거나. 섬처럼 뻗은 암봉군락들은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제 멋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마을 사람들이 운행하는 것 같은 엉성한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주차장 부근 현수막에서 유람선은 불법이라는 문구를 읽었으나,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간다면 헛수고가 될 것 같았다. 만 원짜리 유람선을 타고 길게 뻗은 부소담악 봉우리 주변을 한 바퀴 돌아왔다. 유람선 운행하는 분의 설명에 의하면 금년에는 물이 많이 차서 기암절벽들을 볼 수 없단다. 물이 빠지는 봄철엔 배 타고 한 바퀴 돌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명승 100선 중 하나라는 부소담악 추소정 탐방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다. 숲을 보되 나무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격이라 아쉬운 방문이었다.   

 

 

마을 입구 지중해풍의 전원주택. 

 

추소정 오르는 나무 계단

 

추소정 앞에 걸린 부소담악 사진

 

추소정

 

추소정 위의 전망

 

추소정에서 보는 부소담악

 

정자 아래 데크의 부소담악 전망

 

정자 옆 계단에서 앞으로 가며 보는 전경 

 

옛날에 지은 정자

 

애석하게도 앞 언덕이 종점이었다. 말뚝을 이은 줄엔 매달리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붙었다.

 

주변을 돌아가는 유람선

 

조심하며 금지 구역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제법 기암괴석들이 보였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끝 지점

 

앞에는 물이 차올라 건너갈 수 없는 바위섬이었다. 부산에서 오셨다는 부부의 기념사진을 찍어 주었는데, 이곳에 실망하셨단다.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되돌아가는 길

 

결국 유람선을 타고 말았다.  합성수지로 만든 작은 바지선 위에 플라스틱 의자를 올려놓은 유람선을... 

 

추소정 아래 배터에서 건너편 추소정 아래까지 갔다 돌아오는 유람선이었다.  

 

왼쪽 끝부분의 동그란 섬이 부소담악의 끝부분이다.

 

끝을 돌아가자 왼편 끝쪽으로 추소정이 보였다. 물이 너무 차올라 기암절벽들이 물 속에 잠겨 있단다. 수심은 대략 6-70m 정도란다.

 

추소정

 

물이 차올라 섬이 된 암봉들

 

초소정 방향 부소담악 전경

 

섬의 끝머리에서 보는 부소담악

 

나루터로 돌아가는 방향의 부소담악

 

지나온 뒷방향

 

부소담악에서 마을로 나가는 나무데크 길

 

마을 풍경

 

 

 옥천군은 출입금지 팻말로 출입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안전 탐방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말뚝에 줄로 이은 안전선은 견고한 것으로 대체하고, 이왕이면 부소담악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도모했으면 금상첨화겠다. 지자체마다 출렁다리 놓기에 혈안이 돼있는데, 있는 자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옥천군 공무원들이 안일해 보였다. 황룡사 주차장 말고 부소담악 전용 주차장도 넉넉하게 만들었으면... 

 

* 부소담악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항공 영상으로 감상하는 부소담악이 아니라 걸어서 볼 수 있는 부소담악의 아름다운 풍경을 기대해 본다.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천 읍내 풍경  (0) 2023.11.05
인천 송도 센트럴 파크  (0) 2023.09.05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6) 2023.09.03
공주 미르섬  (12) 2023.06.10
대전 수운교 도솔천  (19) 2023.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