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광한루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으라. 주차장부터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까만 흑룡 주변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분수부터 생소했다. 분수 뒤의 담장에는 일월오봉도가 그려지고 그 앞에 춘향이와 이몽룡의 동상이 서있었다. 흑룡과 일월오봉도 춘향과 몽룡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곰곰 생각해 봐도 쉽게 연상되는 것이 없다. 설치한 사람의 의도는 분명할 텐데... 광한루 안에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눈 익은 오작교와 광한루, 삼산산을 상징한 연못 안의 섬과 그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광한루 주차장의 분수
일월오봉도처럼 그려진 담장 앞에 선 이몽룡과 성춘향, 춘향의 표정이 앵돌아진 듯하다. 혹시 이별할 때 한 장면은 아닐까. 일월오봉도는 궁궐 안 임금이 앉는 용상 뒤에 병풍처럼 쓰이는그림인데 생뚱맞아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광한루로 이어주는 오작교
지방 양반들의 휴식처이자 연회장이었던 광한루
한 때, 광한루를 개방하여, 이층 다락에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문이 굳게 잠겨 있다.
광한루 후측면, '호남제1루'란 현판의 글씨가 호기롭다.
광한루 뒤를 지나면 춘향의 사당이다. 이야기 속의 인물을 위해 사당을 지었다는 것이 우습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풍경이다. 사당 안의 춘향은 예전 김은호 그림대신 다른 초상이 걸려 있었다. 상상 속의 춘향의 모습과 많이 달라 당혹스러웠다. 옷차림이 정경부인 열녀 춘향보다 기녀의 모습에 가까워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춘향의 얼굴이 현대적으로 그려져 입체적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팔 청춘의 소녀로 사랑을 지키고 꽃피운 이리따운 모습은 아닌 듯, 어쩐지 그저 아쉽다.
삼신산에서 바라보는 광한루
광한루 앞 삼신산, 봉래산(금강산) 방장산(지리산) 영주산(한라산)을 인공섬으로 누각 앞에 두었다. 옛사람들의 풍류가 멋들어져 보인다.
광한루원에 꾸며놓은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첫날밤을 맞았다는 부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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