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깥 바람이 찼다. 구름 많은 하늘 탓에 햇빛과 숨바꼭질하듯 명암이 오갔다. 무더웠던 지난여름의 열기 때문인지 나무들의 생육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이파리가 다 떨어진 나무들이 많았다. 넓은 수목원을 산책 삼아 거닐며 모처럼 다양한 수목들을 보고 즐길 수 있었다. 온실 속에서 말로만 듣던 풍란을 보고 놀랐다. 난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어린 시절에 벌써 멸종되어 간다는 풍란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에 감격했다. 사라져 가는 생물의 종을 지킨다는 것에 감사했다.
다양한 나무와 꽃을 보고 안내문을 읽고 기억하려 했지만 스치고 지나가면 그만이었다. 망가져가는 기억력을 회복하기엔 벌써 늦었다. 사람을 봐도 이름이 깜빡깜빡 떠오르지 않는 괴이한 현상이 이젠 놀랍지도 않다. 유한한 생명력에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것 또한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수목원 입구
희귀 식물원
희귀 식물원에서 처음 보는 풍란, 나무에 붙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나도풍란
목화, 어렸을 때 주변에서 많이 보았었다. 지금은 보기 힘든 희귀한 꽃이 되었다. 꽃봉오리가 달콤해서 많이 어렸을 때 남몰래 많이 따먹었었다. 주인에게 들켜 야단도 맞았지만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달콤한 보물 같은 먹거리였다.
핑크 뮬리
수목원 안에 전통 방식의 정자가 많았다. 정자와 물과 바람, 억새와 나무들이 서로 어울려 보기에 고왔다.
분재원, 개인적으로 분재는 좋아하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나무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너무 가혹해 보인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이 아름답다. 일본에서 유입된 줄 알았으나 오히려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전파되었단다. 크게 발전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축소지향적인 일본에서이다.
한국 전통 정원, 창덕궁 후원을 옮긴 듯 부용정과 어수문, 주합루를 재현한 궁궐 정원이다.
별서 정원, 담양 소쇄원을 재현하여 자연 속에 안기는 듯 소박한 전통방식의 정원이다.
야외 수목원 산책 후, 3개의 대형 온실이 있는 사계절 전시온실로 들어갔다. 첫 번째 온실은 어린이들을 위한 쥬라기 온실이었다.
두 번째의 열대온실
홍학꽃
식충식물
온실 안, 수로 주변 홍학꽃들과 수생 식물
산호히비스커스
천사의 나팔꽃
마자막 온실인 지중해 식물원, 사막처럼 키 큰 선인장이 많았다. 다양한 야자수들과 바오밥 나무도 있었다.
온실 밖 축제마당 앞 연못
도로 주변에 만발한 꽃들...
출구 및 방문자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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