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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인천 송도 센트럴 파크

 1980년대 초반 협궤기차를 타고 수원에서 송도까지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협궤 수인선은 일제 강점기인 1937년에 놓인 사설철도로 수원부터 인천 용현동까지 부설했었다. 주로 경기도 해안지방에서 만든 소금과 더불어 같은 협궤노선이었던 수려선(수원-여주)과 연계하여 경기 동부지방인 여주 이천에서 생산하는 쌀까지 인천항으로 수송해 일본으로 반출하여 식민지를 수탈하는 역할을 했다. 90년대까지 일부 구간이 여객 수송 수단으로 남아 있었던 협궤노선은 그 생명이 끈질기게 이어졌다. 현재 수인선은 수원에서 인천까지 2020년 9월 분당선을 연장하여 완전 개통한 덕에 인천에서 수원을 경유하여 왕십리까지 운행하는 수인분당선으로 경기남부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윗집이 이사 간 후 새로 입주할 사람이 리모델링을 한다고 공사를 벌이는 탓에 바닥을 뜯어내는 굴착기와 망치 소리에 머리가 울려 집안에 있을 수 없어 본의 아니게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황망한 춘천여행을 송도신도시로 이어갔다. 수원 오목천역을 지나서부터는 지상구간이어서 어둠 속에서 벗어나 창밖의 풍경을 볼 수 있어 덜 답답했다. 9월 들어 무더위도 한풀 꺾여 조석으론 찬바람이 분다. 차창밖 들판에 벼이삭 색깔이 제법 노랗게 바뀌고 있었다. 지루한 장마와 물난리에, 폭염, 그리고 태풍에도 불구하고 계절은 어김없이 순환되고 있었다. 다만 지구 기후가 예전과 달라 생존 환경이 열악해진 것이 난제이긴 하지만...

 

  원인재역에서 폭이 조금 좁은 인천 도시지하철로 환승하여 송도 신도시 센트럴 파크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왔다. 중앙 공원이라 하면 될 것을 센트럴 파크라니, 도시개발자들의 생각이 참으로 한심하다. 조선시대엔 중국을, 일제강점기엔 일본을, 광복 후엔 미국을 숭배하는 사태를 보면, 아마도 사대사상이 우리 민족의 유전자 속에 남아 있는 건지 모르겠다. 요즘 우리말에 섞여서 통용되는 낯선 영어들에 경기가 일어난다. 70년대말 중학교 체육대회에 육상 경기에서  '레디 고우'라며 출발을 알리는 체육교사의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었다. 국민학교 시절 우리 선생님은 출발선에서 '요이 땅'이라 했고, 중학교 때는 '준비 뛰어'라고 했는데 십수 년 만에 '레디 고우'를 듣고는 쓴웃음을 지은 적이 있었다. 요즘은 뭐라며 출발시키는지 궁금하다. 뜻 모르는 외래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본래의 의미와 같지도 않아 제멋대로여서 마구잡이로 남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재시대처럼 강제로 '국어사랑 나라사랑'이라고도 할 수는 없겠고, 걱정이 많다. 급변하는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미욱함도 있겠지만, 정체성에 혼란이 든다.       


  아무튼 송도 신도시 센트럴파크를 한 바퀴 돌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10 여전 방문했을 때, 공원의 아름다움과 고층건물들을 보고 놀랐는데, 그때만큼 인상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 주변의 도시 경관과 조경이 좋아진 탓이겠다.

 

 

 외설스러워 민망했다. 왜 하필 상의를 벗고 엉덩이를 드러내며 호수에  방뇨하는 분수 동상을 만들었을까. 한 수 더 떠서 강아지까지 거들고 있는데 해학치고는 고약한 모습이다.  

 

예전에 없던 한옥마을도 들어섰다.

 

초승달 보트

 

고풍스러운 정자와 물레방아. 역시 우리나라 정자가 단아하면서 우아하다.

 

명경정, 밝은 거울같은 정자라는데, 왜 정자 이름은 센트럴파크정이라 하지 않았을까. 위치도 호수 길이의 가운데쯤 돼 보이던데...

 

왼쪽 두 번째 G타워. 전망대를 개방한다고 해서, 오르려 했으나 쉬는 날이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지중해식 상가

 

https://fallsfog.tistory.com/5

 

송도 센트럴 파크

뻘을 막아 간척을 하고 그 위에 국제도시를 건설한다던 송도 신도시는 부분적으로는 매우 화려하고 산뜻했다. 아직도 공사 중인 곳이 많아서 뭐라고 속단하기 어렵지만 완성된 부분의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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