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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서양 문명의 발상지 로마

  오전에 바티칸을 둘러보고 점심 식사 후, 로마 시내를 관광했다. 반나절로 로마투어를 마친다는 것이 정말 웃기는 일이지만, 본디 패키지 투어라는 것이 점 하나 찍고 가는 것이고 보면 이해할 수밖에 없다. 투어 코스도 천편일률적이어서 과거 로마 투어와 코스도 엇비슷했다. 전에는 겨울비 맞으며 걸어서 갔던 포로 로마노 길을 상기하며 투어에 나섰는데, 날씨가 무더워 도저히 걸을 상황이 아니었다.  가이드의 말대로 벤츠 투어라는 승합차 선택관광을 했는데, 그 덕분에 무더위를 피할 수 있긴 했다. 로마 시내는 하나하나가 모두 유적들이다 보니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그저 아쉽고 서운했다. 일 년 정도는 살며 느껴야 로마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을...  방대한 문화유적들을 보며 서구 문명의 근원인 로마 문명의 위대함을 새삼 느꼈다.  수천 년을 버텨온 고건축물들과 중세 건물,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수많은 대리석 조각들과 그림들이 현대와 함께 호흡하는 유일무이한 도시라 생각했다.  

 

  로마의 테베르 강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 성 발렌타인의 묘가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해진 하수구 맨홀 뚜껑인 '진실의 입'이 성당 입구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의 입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 서 있었다. 

 

  성 발렌타인 초상. 고대 로마시대,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원정을 떠나는 병사들의 결혼을 금지했다. 병사들이 결혼을 하면, 전쟁터에서 몸을 사리게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때 밸런타인 신부는 결혼을 원하는 병사들에게 결혼 주례를 몰래 서주었다. 이 때문에 결국 밸런타인 신부는 2월 14일 반역죄로 사형당하고 말았다. 사람들은 밸런타인 신부를 기려 돌아가신 날을 기념했는데, 이날이 성 밸런타인데이이다.  현대에 들어서서 일본 백화점들이, 이날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으로 고백하도록 이벤트 행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우리나라에게 그대로 유입되어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변질되었다. 

 

 산타 마리아 코스메딘 성당 앞 도로 건너에 있는 헤라클레스 신전

 

  로마의 휴일에 나왔다는 로마 경찰서, 경찰서 옆 높은 종탑 건물이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

 

  포로 로마노, 포로 로마노는 로마인의 광장이다.  고대 로마인들이 모여 생활하고 살던 중심지로 지금도 계속 발굴이 되고 있는 곳으로 사법, 정치, 종교 등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곳이다. 원로원, 로물루스 신전, 2개의 개선문 등 과거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고, 기둥이나 초석만 남아 있는 곳도 있다. 포로(Foro)라는 말은 포럼(Forum)’,  아고라 같은 공공장소이다. 주변에 고대 로마의 중요한 건물들이 있었으나  4세기 말에 서고트 족의 침입으로 황폐화되었다.

 

시청으로 나가는 길, 모서리를 돌면 로마시청 광장이다.

 

세나토리오 궁전(Senatorial Palace) 가운데 로마 여신(미네르바)이 앉아 있고 좌우로 강의 신이 등지고 앉았다.

 

세나토리오 궁전 앞 캄피돌리오 언덕, 광장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기마상이 서있다.

 

  베네치아 광장과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1871년 이탈리아를 통일한 비토리오 에마누엘 2세를 기념하는 건물로 그의 동상 아래 무명 전사의 묘가 있다.

 

  산 티냐시오 성당, 정식 명칭은 캄포 마르초의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성당(라틴어: S. Ignatius a Loyola in Campo Martio, 이탈리아어: Chiesa di Sant'Ignazio di Loyola a Campo Marzio). 추기경에게 할당되는 로마 성당 가운데 하나로서 수호성인은 예수회의 설립자인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이다. 1626년~1650년에 걸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본래 로마 대학교 담당 사제의 본당으로 사용되었다. 판테온에서 2~3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내부 장식이 매우 화려하고 천정화가 천지창조 버금가는 그림으로 압권이었다. 

 

 성당의 전면

 

  천정화, 안드레아 포초가 그린 '성 이냐시오의 승리' 원근법을 최대한 살린 입체적 그림으로 대단히 화려했다. 성당 바닥에 천정화가 비치도록 거울을 마련해서 관람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천정의 돔 역시 안드레아 포쵸가 그린 입체 그림이다.

 

  판테온, ‘판테온’은 Pan(모든)+theos(신)+on(건물, 장소를 나타내는 그리스식 접미사), 즉 ‘모든 신(神)들에게 바쳐진 신전’, ‘범신전’이란 뜻이다. 판테온은 지금도 원래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대 로마의 건축물이다. 그리고 판테온은 현재 성당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고대 로마의 건축물 가운데 원래의 기능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로마의 신’에서 ‘크리스트교의 유일신’으로 경배 대상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판테온은 역사적인 인물들의 무덤으로도 사용되고 있어서, 통일 이탈리아 왕국의 초대 왕을 비롯해 1520년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르네상스 천재 예술가 라파엘로 묘도 있다. 

  판테온 앞 광장

 

  판테온의 전실과 청동으로 된 출입문

 

 비토리오 에마누엘 2세 묘

 

  8인승 투어 승합차, 선택상품 이름이 이른바 벤츠 투어. 우리나라 그랜드 스타렉스와 유사한 차종이다. 이 차로 조금씩 이동하며 투어를 했다.

 

  트래비 분수, 전에 이곳에 왔을 때, 동전을 던졌었다. 동전을 던지면 다시 오게 된다는 속설은 다시 오고 싶기 때문에 동전을 던지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 보는 분수대는 처음보다 감동이 크지 않았다. 이름난 명승지도 첫 방문 때가 인상이 제일 깊다. 아무래도 두 번째는 첫인상에 눌려 감동이 줄어드는가 싶다. 이번에는 동전을 던지지 않았다. 아마도 이곳에 세 번째 방문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날씨는 덥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스마트 폰을 들이대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양보와 친절은 없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고용된 듯, 제복까지 차려입은 중년의 땅딸보 이탈리아 경비가 눈을 부라리며 소리를 질러댔다. 손님을 대놓고 내쫓는 격이다. 여기에 온 사람들은 이걸 보러 비싼 항공기를 타고 이역만리 날아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은 모양이다. 여행객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자신과 그 가족 생활비라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대체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불친절한 듯...  오후 햇살 때문에 분수 뒷 건물이 그늘져서 사진이 그리 깨끗하지 않았다. 인근 상점에서 젤라토를 먹었는데, 더위와 피로 탓으로 그리 달콤 시원하지 않았다. 오드리 햅번 영화 덕인지 근처 젤라토 가게마다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스페인 광장 근처 성모의 원주(Colonna dell'Immacolata) 이곳에 차를 세우고 스페인 광장까지 걸어 갔다. 

 

  스페인 광장, 17세기 이 광장 주변에 스페인 대사관이 들어서서 스페인 광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도리 햅번이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은 곳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스페인 광장 앞 보트 모양의 분수대. 분수대의 모양도 멋지지만 주변의 조각 하나하나가 예술품이다.

 

 오른 쪽 건물이 스페인 대사관, 스페인 깃발이 꽂혀있다.

 

 둥근 기둥 위의 성모 마리아

 

  콜로세움, 로마 시대 원형 경기장으로 언덕 사이 저수지 자리에 세웠음에도 배수처리가 완벽했다고 한다.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고(입석까지 포함하면 7만 명), 관중들이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15분이 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1층의 80개의 아치 중에서 타원의 장축과 단축 선상에 있는 4개의 주입구 외에 출입구 76개가 있는데, 출입구마다 1부터 76까지 번호가 있고 입장권에 출입구 번호를 지정하여 출입이 쉽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전에는 콜로세움 앞에서 우산도 없이 비를 흠뻑 맞고 이곳의 반대편 도로 위로 올라갔었다. 비 맞고 겨울 추위에 떨었었는데, 이젠 무더위 때문에 그늘을 먼저 찾았다. 건물들 외벽은 세월의 풍상에 떨어져 나간 듯, 골재들이 흉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래도 세계 최고의 종합경기장이 아니던가.     

 

  개선문과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맞은편에 또 하나의 개선문이 있다.

 

  콜로세움을 보고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로마투어를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여행이 끝나간다. 차창 밖 로마 풍경들은 한결같이 고풍스럽다. 과거의 찬란했던 로마 유적들에 감사드린다. 오늘날에 지나치는 길가의 건물도 모두 유서 깊은 사연을 간직했을 게다. 퇴락한 담벼락 하나도 범상치 않았다. 다리 밑을 지나려다. 너무나 낯익은 인물을 그린 낙서를 발견했다. 아마도 이곳 사람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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