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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하루 걸러 비가 내리고, 하루걸러 하늘이 눈부시다.
장마의 한 가운데 마른 장마가 한동안 이어지더니, 어제는 강풍에 폭우가 내렸다. 일주일 내내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와는 달리 오늘은 모처럼 쨍하게 푸른 하늘과 뭉게 구름이 나타났다. 머리 위에서 폭양의 열기가 내리꽂히는 가운데, 광교호수공원으로 나갔다. 한낮의 무더위에 사람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들도 더위를 먹었는지 흐믈거리는 아스팔트 위에서 설설 기어 다녔다. 그러고 보니 쨍한 날씨가 좋아서 나선 내가 우스워졌다. 땡볕 아래 무거운 카메라를 어깨에 둘러메고 걷는 사람은 오직 나뿐... 그 정성을 생각하면 좋은 그림이 나와와 하는데, 주변의 여건이 그렇지 못했다. 기존 저수지의 유흥상가들을 철수시키고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신도시 환경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인공적 자연이라 그닥 그림이 좋아보이진 않았다. 군데..
五月有感 또, 5월이 지나간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지만 주름진 할머니처럼 시름만 안고 지나간다. 청자빛 하늘도 아닌 잿빛 하늘에 제 혼자 냉탕과 열탕을 오가더니 무더위를 듬뿍 뿌리며 훌쩍 지나가고 있다. 춘하추동 네 계절이 여름과 겨울만 존재하는 두 계절로 변해버렸다. 널 뛰는 계절에 인간들도 적응하기 힘든데, 생물들이야 오죽하겠는가마는... 꽃들도 계절에 맞춰 피우기가 버거워 보인다. 송화가루, 이팝꽃잎, 아카시아 꽃잎들이 먼지처럼, 싸락눈같이 섞여 날리고 있었다. 무더운 열기에 수북히 떨어진 꽃잎들을 보며 흐느적이는 바람처럼 또, 한 봄을 배웅하듯 떠나 보낸다.
5월 야경 아카시아 이팝나무, 때죽나무들이 약속이나 한듯 활짝 꽃을 피웠다. 창문을 열면, 서로 섞인 꽃향기에 정신까지 몽롱해질 지경이었다. 거기에 먼지처럼 날려오는 송화가루까지도... 이팝나무가 흔하기 전에는 아카시아 달콤한 향이 너무 좋았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알지도 못했던 이팝나무들이 도처에 흔한 가로수가 되어 아카시아보다도 더 흰 꽃잎들을 터트렸다. 길가 나무들에 함박눈이 내린 듯 눈부시기만 하다. 강렬한 봄꽃향기에 취해서 육교에 올라가 몇 컷 찍었다.
불탄절 나무석가모니불! 부처님 태어나신 날, 부처님께서 사바세상의 방황하는 영혼들을 구제해주시길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사상 논쟁으로 분열를 조장하는 극우주의자들에게도, 힘없는 乙들을 쥐어짜서 행복을 얻으려는 super 甲들에게도, 삶의 중압감에서 흔들리며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乙들에게도... 부처님의 자비가 가득 가득 넘치시기를... 나무석가모니불!
옥정호 붕어섬 전주에서 임실로 들어서면서 도로는 강원도 산길처럼 좁고 구불구불해졌다.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 근처에서도 붕어섬이 보이지 않아 휴게소까지 조금 더 전진하자, 그 유명한, 유명해서 보고 싶었던 붕어섬이 나타났다. 특히 옥정호 붕어섬은 ISLAND님의 블러그에서 익히 보아왔기에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설리라는 식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붕어섬을 바라보다가, 차를 되돌려 국사봉 전망대 주차장으로 되돌아갔다. 전망대까지 나무계단을 설치해서 오르기가 수월했다. 중턱의 이동통신 중계소가 있는 모퉁이에서의 전망도 좋았다. 전망대에 오르니 붕어섬과 그 주변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전망대 난간을 의지하고 한참을 바라보다 전망대 뒤쪽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좀더 걸으면서 붕어섬을 보았으나 전망대 데크보다 좋아..
허비톨슨과 캐스트 판토바의 곡예비행 - 안산항공전 에어쇼에 대하여 아는 바가 전혀 없어 그저 하늘만 바라보며, 조종사들의 묘기에 탄성만 냈다. 러시아제 수호이 작은 경비행기를 타고 창공을 자유자재로 날며 보이는 기동기술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였다. 수직상승, 수직하강, 동체를 45도로 비틀어 날아가기, 수직 상승 후 동력을 끄고 글라이더처럼 활강하기 등, 처음 보는 묘기들에 가슴 조였었다. 허비톨슨(미국)과 캐스트 판토바(스페인)의 곡예비행도 예술처럼 아름다웠다.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편대 비행을 하면서 재주를 부렸다. 경비행기이기에 눈높이 가까이로 낮게 날면서 보이는 기동묘기여서 박진감이 있었다. 다만 지상에서 중계하거나 해설하는 사화지들이 쏟아내는 현학적이거나 자극적인 멘트들이 귀에 거슬렸다. 전문용어 같은 단어들을 뱉어내기에 언뜻 들으면 굉장한..
BREITLING JET AIR SHOW - 안산 항공전 스위스 시계전문회사 브라이틀링에서 운영하는 세계 유일한 민간 제트 에어쇼팀. L-39C 알바트로스 체코(체코에서 1968년 개발한 2인승 군용 훈련 제트기) 7 대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한국 스위스 국가 수교 50주년을 기념하고 브라이틀링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안산항공전을 방문하였는데, 파일럿 대부분은 프랑스 공군이나 공군 곡예비행단 출신으로 블랙이글 못지 않게 20여 분간 곡예비행으로 안산 창공에서 화려한 기동묘기를 보여 주었다.
BLACK EAGLE AIR SHOW - 안산항공전 한국 공군의 특수비행팀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블랙이글팀. 2012 영국 Waddington Airshow에서 "2012 최우수 에어쇼상"으로 세계에 그 이름을 높인 바 있다. 더우기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초음속 국산 항공기 T-50을 타고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보임으로써 한국의 항공기술과 공군의 조종기술을 세계에 알려 국위선양에 일조하는 최고의 파일럿들의 에어쇼팀이다. 안산 항공전에서의 백미도 역시 블랙이글의 에어쇼였다. 모두 8 대의 초음속 비행기로 원주에서 날아와 약 25분여 동안 푸른 창공을 5색 연기로 수놓았다. 초음속 항공기가 보여주는 묘기여서 눈앞에서 순간적으로 출몰하기에 어지러울 정도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붙어 날아가는 편대 비행, 두 대의 항공기가 마주보며 스쳐날아가는 크로스 비행, 난초잎 ..
CATWALK AIR SHOW- 안산항공전 저녁 TV뉴스에서 블랙이글 에어쇼를 어찌나 멋있게 보여주던지, 에어쇼를 보러 안산항공전에 갔다. 프로그램 중 스칸디나비안 팀 에어쇼가 있었는데, 농약살포용 복엽기를 개조해서 CATWALK라 이름하였다. 노랑 비행기에 노랑색에 검은 줄이 있는 옷을 입고 고양이 분장을 한 여자 둘이 복엽기 날개와 동체 위에서 여러 동작을 하며 쇼를 했다. 비행기의 빠른 속도와 곡예비행에도 자리를 이동하며 멋진 포즈를 취하던 모습이 놀라웠다. 비행을 하며 쇼를 하는 동안, 빠른 속도 때문에 탑승자가 여성인지도 몰랐었다. 아름다운 비행에 멋진 묘기를 보여준 연기자들의 기교와 담력에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현충사의 봄 금년에 봄이 일찍 찾아들어 봄꽃이 20여일 일찍 피었다더니,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오히려 벚꽃은 1주일 이상 늦게 피었다. 급작스레 더웠다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씨변화에 정신마저 혼란스럽다. 농작물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기상이변이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작년에 지구종말이 온다고 난리법석이더니 종말론의 2012년이 지났는데 기상변화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 따스해질 것이라던 예상도 맞지 않나 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 모처럼 날이 따뜻한 날, 현충사 나들이였는데 봄볕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많았다. 이제 이순신 장군의 생가는 잘 가꿔진 국민 공원이 되어 국민들 가까이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역사의 교육장이기..
봄이 오는 길목 날씨가 롤러코스터 타는 듯 변덕이 심하다. 하늘은 맑고 구름도 아름다운데, 바람이 세게 불었다. 찬바람에 겨울 파카를 커내 입고 뒷산을 오르는데, 등줄기에서 땀이 흐른다. 얼굴에 부딪히는 세찬 바람엔 왼쪽 눈에선 눈물이 찔끔거렸다. 바람이 없는 양지녘은 봄이 무르익고 있는데, 변덕스런 날씨덕에 봄꽃들이 수난을 겪고 있나보다. 활짝 피지 못하고 시들시들한 것이 보기에 썩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나무와 단풍나무에선 새잎이 돋아나고 있었다. 뒷산에 올라 한바퀴 돌아서 찬바람 속에 동네를 나들이했다. 유독 변덕스런 금년에, 아아, 언제쯤 따스한 한반도의 온전한 봄볕을 즐길수 있으려나...
봄꽃 몇 점 전쟁 위협 때문인지 날씨까지 얼어버렸다. 봄이라 해도 눈발까지 날리는 걸 보면 금년에는 5월이 되어서나 봄기운을 느껴볼 것 같다. 4계절이 뚜렷하다는 우리나라가 이제는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의 나라가 되어버린 것 같다. 날씨가 추우니 몸까지 움츠려든다. 나무에서 올라오던 새 순도 잔뜩 움츠려 들었나 보다. 양지녘 따스한 곳에서 나름대로의 봄기운을 살짝 느껴 보았다.
수원 화성 비 온 뒤, 날씨는 청명했으나, 봄바람이 아직 차가웠다. 산수유가 활짝 피어 흐드러지고 있었다. 아직은 산수유의 계절이었다. 일요일이었지만 찬 바람 탓에 상춘객들이 많지 않았다. 사람들마다 옷깃을 여미며 나름대로 아직은 철이는 봄을 느끼고 있었다. 파란 하늘과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 먹이를 쫓는 비둘기 무리들... 봄은 그렇게 스멀스멀 찾아들고 있었다. 화성의 서문인 화서문의 안쪽 화서문 바깥쪽 옹성 안. 서북 공심돈과 서북각루 . . . . . . . . 방화수류정
2013년 서울 모터쇼 킨텍스 제2 전시장 현대자동차 제2 전시장에서 가장 화려한 부스를 갖춘 현대차. 국내 최대자동차 메이커다운 컨셉트 카 HND-9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 기본형이 약 4800만원 정도. 내 보기에는 가격대비 효용성이 별로 없어 보였다. 운전석 뒤로 달랑 2인승 좌석이 있었고, 그 왼쪽 옆으로 작은 취사그릴과 싱크대, 냉장고들이 종대로 배치되어 있었다. 취침 때에는 뒤 트렁크 쪽에서 매트리스를 잡아당겨 침대를 만들고, 천정에 2인용 침상을 만들어 잠잘 수 있게 제작되었다. 기본형의 경우 전원은 외부의 가정용 220V를 끌어 쓰게 되어 있다. 구경꾼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어서 내부 사진 한 장 찍지 못했다. 현대차 라인업 산타페 롱바디 맥스 크루즈 - 산타페보다 21.5cm 길다. 고호의 그림으로 외장한 그렌..
2013년 서울 모터쇼 자동차에 대해서 문외한이라 겨우 국산자동차 외양이나 구분할 수 있는 처지임에도, 나들이 겸 일산 킨텍스를 찾아갔다. 지하철로 합정역까지 가서 킨텍스까지 무료운행 셔틀버스를 탔기 때문에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갔다. 15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승차인원에 상관없이 시간에 맞춰 출발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만 모터쇼 관람할 때 킨텍스의 전시장이 넓고 동선이 길어 다리가 몹시 피곤했다. 제1전시관에 이어 2전시관까지 걸어 다니면서 3-4시간 구경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새로 출시된 국산 신차들의 운전석에 올라 내 차와 비교하며 편의성을 살펴보고, 외제차들은 눈요기로 만족하며 지나쳤다. 외제차라야 로고만 겨우 알 뿐, 언감생심 욕심낼 생각도 못해볼 처지인지라 신기한 눈초리로 구경하는 것만도 감지덕지한 ..
봄 발코니 햇살은 따스한데 바람이 차다. 기상예보로는 내일 꽃샘추위가 닥친단다. 어제 따뜻한 햇살 속 바깥 외출에 얼굴이 까맣게 그슬렸다. 두세 시간의 외출이었는데, 봄햇살이 제법 따가왔나 보았다. 아직은 '春來不似春'이라 진정으로 따스하고 꽃피는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더구나 북한이 핵실험 이후 남쪽 우리 형제들에게 폭언으로 위협하는 공갈협박에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한다. 봉건왕조국가로 전락하여 소수의 권력자들이 오로지 자신들의 부귀영화에 탐닉하여 백성들을 내버리고도, 자유를 구가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남녘의 동포들에게 공갈치는 살상 협박이 참으로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베트남의 호찌민은 백성들을 위해 평생을 독신으로 독립과 통일 운동에 몸 바쳤고, 중국의 마오쩌뚱은 그의 아들을 한국전쟁에 참전시켰는데, 그 아들..
거제 신선대 해금강을 둘러본 후, 어제 밤늦어 보지 못했던 신선대에 들렀다. 바닷가 절벽 옆에 홀로 우뚝 솟은 바위, 그것이 신선대였다. 신선대에서의 전망은 해금강 우제봉에서 바라보는 서쪽 풍경과 동일했으나, 신선대를 감싸고도는 해안가 풍경이 아름다웠다. 바람의 언덕과 서로 등지고 있어서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을 이어서 볼 수 있고,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신선대 쪽이 더 좋아 보였다. 신선대로 내려가는 길 신선대 신선대 너럭바위에서 조망 신선대에서 큰 길로 오르내리는 계단
거제 해금강 거제 해금강 일대는 내가 보기엔 북녘의 고성 해금강보다 더 뛰어난 절경이었다. 수년 전 유람선을 타고 외도와 바다쪽에서 해금강을 보았던 적이 있었다. 엄청난 관람객으로 호들갑스럽던 외도는 작위적인 냄새가 너무 나서 이내 싫증이 나버렸고, 해금강 주변과 소매물도 주변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배 위에서 바라본 경치도 수려하고 좋았지만, 동백숲 사이로 우제봉에 올라 동서남북을 조망하며 바라보는 경관은 더없이 향기롭고 아름다웠다. 거제 해금강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한반도의 끝자락에서 사시사철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때로는 거센 태풍과 사나운 바람을 한 몸으로 부딪히며 지나온 무수한 세월에 갈리고 닦여 만들어진 세월의 아름다움이었다. 1. 우제봉에서 2. 유람선 선착장에서
바람의 언덕 옥포에서 점심을 먹으려, 좁고 복잡해서 미로 같은, 시장 골목을 헤매다가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시내를 벗어나고 말았다. 옥포는 대우조선소 때문인지 국제도시처럼 서양인들이 많았다. 좁은 옥포만이 많은 사람 때문에 정말 혼잡했다. 배고픔을 참으며 어찌하는 수 없이 해안을 끼고 남진하다가 큰 길가에 식당을 발견하곤 때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으로 회덮밥을 주문했는데, 주인 내외가 매우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마침 음식점 벽에 "바람의 언덕" 사진이 크게 붙어있어 물었더니 경관이 매우 좋다고 한다. 회덮밥에 서비스로 끓여준 매운탕까지 배불리 먹고 구불구불 해안선을 돌고 돌아 도장포 선착장에 차를 세우고 "바람의 언덕"에 올라갔다. "바람의 언덕"은 겨울철이라서인지 예상보다 썰렁했다. 해안 언덕에 풍차를 세워놓..
여명 동해만 가면 마음이 설렌다. 동터오를 때면 안절부절, 방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다. 날씨도 흐리고, 강풍이 몰아치는데, 함께 온 일행 모두 늦게까지 마신 술기운에 배기통 큰 코를 드러내고 코골이를 하며 꿈 속을 해매고 있는데, 슬며시 일어나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나같은 이들이 몇 명 나와서 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서성거렸다. 동쪽을 바라 보아도 해돋이를 보기는 애시당초 글렀다. 흰 포말을 날리며 파도가 달려든다. 밀려드는 파도와 해안에서 밀려나가는 물결이 서로 부딪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킨다. 바다냄새와 진한 소금기가 바람에 날려 얼굴을 스치며 윙윙 허공을 가르며 지나간다. "일찍 나는 새가 배부를까." 미명에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파도 위를 날고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쓸쓸했을 바다였다...
가을 image 가을색깔은 난해하다. 멀리서 보면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병들고 시들어서 칙칙하고 쓸쓸하다. 가을 햇살만큼이나 가을 나뭇잎들은 성급하고 외로운 존재이다. 중천에 걸린 가을해는 잠깐 사이에 지고 만다. 아침에 보았던 화려한 잎들도 뚝 떨어져 바람에 뒹굴고 있다. 인생의 가을철도 계절의 햇살처럼 나뭇잎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가을 풍경 오며 가며 산책길에... 하늘빛이 너무 고왔다.
가을 예전에 그렇게도 많이 볼 수 있었던 코스모스가 귀하신 몸이 되었는지, 요즘엔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금년 들어 처음 보는 코스모스라 너무 반가워 그 앞으로 다가갔다. 벌써 많은 꽃들은 시들었거나, 열매를 맺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을은 성큼 지나고 있었나 보다. 하기사 추분도 지났고 태양의 고도도 많이 기울어 햇빛이 거실 깊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가을은 이미 깊숙이 들어선 게 틀림없겠다. 모처럼 맑은 날 드넓은 들녘에서 코스모스 덕에 가을을 느껴 보았다. 가녀린 코스모스들이 피어있는 길을 거닐며, 어릴 때 불렀던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을 나직이 소리 내여 불러 보기도 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변산 해변 8월초 변산 여행 중 모항 근처에서 차창밖 풍경이 아름다워 잠시 내려서 찍은 한 컷 촬영했다. 내리자마자 후끈 올라오는 열기에 몸뚱아리가 익는 것 같았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이 국립공원답게 그림처럼 펼쳐진 것이 매우 맑고 고왔다. 모항 해나루 리조트 원경
춘천 의암호 금강산에서 내려오는 북한강에 설악산에서 흐르는 소양강이 흘러들어 하나로 합수되어 흐르다가 의암댐 덕에 호수를 이루었다. 그 덕에 춘천은 호수로 휘감긴 호반의 도시가 되었다. 봄가을엔 물 위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도시가 휩싸이고 겨울에는 얼어붙은 물안개가 상고대를 이루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의암호 위에 종합 스포츠 타운이 건설되고 강가엔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만들어졌다. 옛적엔 꽁꽁 얼어붙은 공지천에 빙상 링크가 만들어져, 매년 동계 전국 체전이 열렸었다. 그 덕에 춘천 사람치고 스케이트 타지 못하는 사람이 없다던데, 이젠 수상 스포츠 타운으로 여름철 레포츠도 활성화될 성싶다.
비온 뒤의 연밭 풍경 폭우 뒤의 연밭은 엉망이었다. 비바람에 연줄기는 쓰러지고, 연잎들은 흙탕물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다. 흙탕물에 뿌리박고 연잎을 피워, 속세를 극복하고 해탈하는 부처의 상징인 연밭이 곱지 않음에 적잖이 실망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바람은 시련 중에 또 하나의 시련일 것이다. 망가진 연밭 수로에 뜸부기 가족들만 한가롭게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한여름의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연밭 수로엔 뜸부기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었다. 처음 보는 뜸부기 새끼들... 잠시도 가만있지 않았다. 물에 젖은 날개를 터는 모습이 귀여웠다. 뜸부기들이 지나간 자리 비바람에 뭉개진 연밭에도 성한 모습으로 활짝 봉오리를 터트리는 연꽃도 있었다. 마치 고해 속에서 해탈하는 부처님들처럼... 성한 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