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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풍경 사북가는 길 강원 랜드 뒷산에서 내려다 보는 사북 강원랜드
인제 합강정 한계령으로 가다 인제를 지나 합강정이라는 휴게소에 잠깐 들렸다. 내린천가 휴게소 옆 정자를 찾았다가 박인환 시비를 보았다. 그랬다. 시인 박인환(1926. 8. 15~1956. 3. 20)은 인제 사람이었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 감성적인 시들을 많이 남겼던 박인환 시인, 그 덕에 소녀팬이 많았다고 들었다. 1950년대 모더니스트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멋쟁이 시인으로 김수영 등과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이란 공동시집도 냈었다. 같은 모더니스트라도 김수영 시인은 결벽증에 가까을 정도로 자신을 성찰하는 시인이었는데 반하여, 박인환 시인은 양담배 럭키스트라이크를 피우며 한껏 멋을 내는 서구지향적인 신사였었다고 동시대를 살았던 평론가들은 전하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소녀취향의 감성적이었..
부여 궁남지 날씨가 흐려 덥지는 않았지만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백제왕조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 사회 초년병 시절 나홀로 배낭 하나 메고, 고속버스를 타고 부여를 찾은 적이 있었다. 어둠이 내린 밤, 백마강을 건너던 버스에서 '추억의 백마강'이 흘러 나왔다. 학교 다닐 때 막걸리잔에 젓가락 장단으로 즐겨 부르던 '추억의 백마강'이었는데, 그 노래가 구성지게 들려왔다. 차창밖에는 어둠밖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음에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 내렸다. 당나라 군대에게 쫓긴 삼천 궁녀들이 두려움에 치마를 뒤집어 쓰고 낙화암에서 꽃잎처럼 떨어져서도 아니었고, 한양에서부터 공주로 부여 사비로 밀려나 망해버린 오백 년 백제 역사 때문도 결코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그저 울컥 솟았던 슬픈 감정이어서..
관곡지 연밭 연꽃보러 시흥 관곡지로 나섰으나, 벌써 연꽃들은 사그라지고 있었다. 포인트를 찾아 바삐 돌아다녀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저 아쉬움만 안고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벌써 꽃방울을 터트린 코스모스를 보며 세월의 무상감을 새기며 그곳을 떠나왔다.
한국국제관광전 코엑스 국제관광전. 타이틀이 국제관광전이라 큰 기대를 했었는데, 몇 국가들의 부스만 요란했을 뿐, 볼거리는 그리 많지 않았다. 부스 책상 위에 수북히 쌓인 홍보물을 두루 읽어본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다. 국제라는 말에 걸맞을 여행안내가 아쉽게 느껴졌다. 부스를 한 바퀴 돌아 본 후, 전시장 한 쪽에 마련된 무대의 민속공무용연을 관람했다. 중국무용은 서안 화청궁에서 본 장한가의 부분이 있대서 관심있게 보았다. 무대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보니 무희들의 춤동작들이 화려하고도 아름다웠다. 특히 장한가와 패왕별희 등의 중국 무용은 의상이 화려한데다가 춤 동작들이 여유있고 우아했다. 무대 뒤 스크린의 영상과 잘 어울려 현지에서 봤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무용은 우리와 공유한 역사가 많아서인지 공감할 수 있는..
5월
죽음곁에서 1. 죽음 2. 대조 3. 외면 -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아! 세월호... 벌써 하나 둘 잊혀가고 있다. 길고 지리한 한 달이 지나가는데... 쉽사리 지울 수 없는 슬픔임에도, 한 달밖에 흐르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주변의 관심에서 하나 둘 점점 멀어져 간다. 아직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음에도...
경복궁 여름같은 봄날씨였다. 솜털처럼 꽃가루가 날아다니는데 햇빛은 뜨거웠고 하늘은 푸르렀다. 경복궁은 내국인들과 외국 단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늘 다니던 길로 경복궁 경내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오후의 햇살은 벌써 한여름이었다.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 그리 장대하진 않지만 새삼 느껴보는 위엄있고 아름다운 궁궐이었다. 교태전 뒤뜰 개방된 강녕전 내부, 임금께서 주무시던 공간이다. 대청마루 오른쪽 방 집무실인 사정전
4월은 잔인한 달 황무지 T S 엘리엇 쿠메의 한 무녀(巫女)가 독 안에 매달려 있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다. 그 때 아이들이 "무녀, 당신은 무엇이 소원이에오?" 라고 묻자, 그녀는 "난 죽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 한층 훌륭한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제 1 부 죽은 자의 매장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슈타른버거 호 너머로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여름이 왔다. 우리는 주랑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 동안 이야기 했다. 나는 러시아인이 아니오. 출생은 리투아니아이지만 진짜 독일인이요. 어려..
라일락 .......................
4월 이미지 4월의 꽃
낙화유수 여름같은 날씨가 끝나고 시샘 바람이 분다. 겨울처럼 추운 건 아니지만, 꽃들이 놀라겠다. 이미 살구꽃은 다 지고, 목련도 많이 시들어 떨어진다. 벚꽃이 한바탕 흐드러지지만 강풍에 눈처럼 날려 떨어져간다. 곧 예년을 웃도는 날씨가 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고보면 가는 세월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싶다.
낙화 추위에 떨면서 꽃소식을 기다리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아파트 뜨락 살구꽃은 이미 거의 떨어지고 있었다. 여름같은 날씨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퍽이나 많아졌다. 때마침 들고양이 녀석이 떨어진 꽃잎 사이에 움츠려 앉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잔뜩 경계하며 몸을 움츠렸다. 도망갈까 조바심을 내며 카메라를 들이대자 녀석은 의심의 눈초리로 카메라 시선을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이 녀석도 추운 겨울을 야생에서 넘기고 따가운 햇살을 피해 잠시 꽃그늘 아래 몸을 의지하고 있었나 보다. 여유를 즐기는 고양이에게 누가 될까봐 조용히 자리를 비켜 주었다. 녀석은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꽃잎 떨어진 꽃그늘 아래 머물러 있었다.
벌써 여름 추워서 오들거리던게 엊그젠데 벌써 더위가 몰려 든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꽃망울들이 팝콘터지듯 하루가 다르게 사정없이 탁탁터진다. 3월 하순임에도 한낮엔 20도를 오르내리니 벌써 반 소매 입고 거리에 나타난 사람도 있다. 한낮엔 조금만 걸어도 여름처럼 땀이 난다. 향후 기온이 몇 차례 널뛰기 하긴 하겠지만, 강추위가 물러갔음은 분명하다. 아쉬운 것은 연일 뿌옇게 하늘을 덮은 안개같은 스모그다.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와 황사만 없다면 만물에 활력이 솟아오르는 이 계절에 가슴을 활짝 펴고 들판으로 달려나갈텐데... 스모그는 오전에 더 심하다. 오후엔 안개 걷히듯 하늘이 조금은 푸르러지지만, 오전 내내, 뿌연 세상에 기온이 갑자기 오르니, 그렇지 않아도 핑핑돌아가는 세상사에, 정신마저 취한듯 흐려진다. ..
봄나들이 날씨가 풀렸다. 불어오는 바람에도 포근함이 배어있어 겨울바람처럼 쌀쌀하지 않았다. 다만 예년에 들어보지 못했던 미세먼지에 희뿌연 하늘 탓으로 썩 유쾌한 나들이는 아니었다. 연못가 나무들에도 새봄의 푸른 기운이 돌고 있었고, 병충해 예방을 위해 태워버린 잿빛 잔디밭에도 파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봄빛을 제일 먼저 알리는 산수유는 아직도 봉오리만 잔뜩 머금고 있을 뿐 꽃망울을 터트리진 않았다. 그래도 봄이다. 그저 아무런 목적도 방향도 없이 한나절을 봄볕 속에 걸었다.
봄맞이 봄이 오나 싶어 호수로 나갔는데,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친다. 우수 경칩도 지난듯 싶고, 남녁에선 매화꽃이 망울을 터트린다는데... 아직도 한겨울처럼 바람이 차다.
푸른 하늘 뿌연 하늘 때문에 정신이 나지 않는다. 작년부터 듣도보지도 못하던 미세먼지타령이 나오더니 금년초엔 대책도 없이 아예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라고까지 이야기하니 도대체 어찌 숨쉬고 살란 말인지 모르겠다. 해마다 봄이면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때문에 골치 아팠었는데, 그 황사가 봄 여름 가을 계절 구분없이 불어닥치더니 이제 미세먼지란다. 중국에서는 지네 탓이 아니라하고 우리는 중국제라 하니 그야말로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국민들은 누굴 믿고 살라는 건지... 물질문명의 풍요 속에 온갖 공해물질이 떠다니니 함부로 밖에 나갈 수도 없고, 밖에 나가지 않으면 생업활동을 할 수 없으니, 이래저래 그저 낭패일 수밖에 없다. 오월의 하늘을 청자빛이라고 노래하던 시인도 있었건만 청자빛은 아니더라도 제발 파란 하늘 좀 봤으면..
겨울 여우눈 햇살 속에 내리는 눈
통도사 수년전 통도사 여행길에서...
고궁의 가을 뜨락 수능날, 비온다는 예보와 달리, 기막히게 좋은 날씨였다. 바람이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산행 대신 찾은 창경궁에 가을이 풍성하게 머물고 있었다. 궁궐들도 아름답지만, 창경궁 뒤뜰은 바야흐로 흐드러진 단풍숲이었다. 창덕궁 뒤뜰과 다를 바 없이 풍성하고 그윽한 숲이었다. 단풍의 물결 속에 헤엄치듯 흐느적거리며 탄성짓는 인파에 휩쓸려 가을의 진수를 맛보았다. 통제되는 창덕궁 뒤뜰과 달리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구경하는 사람조차 빨갛게, 노랗게, 파랗게, 주홍색으로 나무 이파리 색깔처럼 물들어 버릴 것만 같다. 정비석님의 표현대로 옷을 벗어 쥐어짜면, 단풍물이 흐드러지게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모처럼 도심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성찬이었다. 춘당지의 가을 대온실 주변숲 관덕정 주변 숲 환..
가을서정 싱싱하던 이파리들이 땅 위에 수북히 쌓여간다. 나무들은 제 몸을 털어서 제 몸을 북돋운다.
비 나들이 토요일 오전 내내 비가 내렸다. 가로수까지 모두 형형색색 마지막 제 색깔로 치장을 하는데,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에 가을 나들이를 하지 못해 실망감이 컸다. 궂은비를 맞으며 돌아다닐 기분도 아니어서 하릴없이 창가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공원의 나무들이 지나는 가을을 환송이라도 하려는 듯 화려한 색깔로 비에 젖고 있었다. 나무 사이를 지나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바라보다가, 굵어지는 빗줄기와 시도 때도 없이 밀려오는 중국산 스모그 때문에 미련감만 가득 남기고 말았다 .
외암민속마을 두 번 째로 방문한 온양 외암마을, 일요일이라 방문객도 많았다. 늦가을로 접어들 때라 초가농가에서 이엉올리는 작업들이 한창이었다. 보여주는 마을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이라 민속마을의 외형에 현대문명이 상당수 섞여 있었다. 대부분의 집마당엔 대형 파라솔, 대청마루엔 알미늄 샷시. 처마에는 위성방송 수신 안테나, 골목마다 cctv 카메라 ... 전통적 요소들을 잃어가는 것이 많은 마을이어서 방문이 후회스러울 정도였다. 그렇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전근대적 삶의 방식을 따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민속마을 간판을 달고 외지인들에게 보여주는 관광마을이라면, 최소한 현대문명도 전통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의 흔적들이 조금은 보여야 할 터인데, 전통요소들이 마구 훼손되어서, 그저 어정쩡한 마을로 바꿔가고 있는 것 같..
가을 호수 ..................................
전주 전동 성당 우리나라 천주교 신자의 최초순교지인 전주 전동에 1908년 세운 성당으로, 중앙의 종탑을 중심으로 양쪽에 작은 종탑들을 배치해서 안정감과 입체감이 조화를 이룬다. 종머리엔 로마네스크의 주조(主調)에 비잔틴풍(風)을 더했다고 하는데, 서양 건물의 전통적 고전미를 잘 보여준다. 한옥마을 입구, 경기전 맞은편에 있어서 주위의 한옥들과 썩 잘 어울리는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전주 풍남문 전주 방문은 이번이 두 번 째, 이번은 도보 여행이라 걸어서 시내를 이동했다. 차를 타고 다니면 주마간산격이라 숲만 보고 달리는데, 걸어서 다니니 낯 설고 새로운 풍경들이 신기했다. 단지 다리가 피곤하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길을 물어도 시민들이 친절하게 일러 주어서 그리 큰 어려움은 없었다. 비 온 다음날이라서인지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가득해서 운치를 도왔다. 바람이 제법 쌀쌀해서 자켓 하나에도 땀이 줄줄 흘렀다. 할 수 없이 웃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터미널에서 진동까지를 걸었다. 3km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꽤나 먼 길이었다. 초행이고 낯선 길이라서 더 멀게 느껴졌나 보았다. 이동하는 도중 시장 구경도 하며 처음 대하는 도시의 풍물들을 바라보며 타박타박 걸었다. 가로수에서 은행알들이 ..
가을 호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