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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공세리 성당

  삽교호에서 돌아오는 길에 공세리 성당에 들렸다. 코로나 여파로 성당 진입로 입구에 손세정제와 방명록이 있었다. 성당이 있는 언덕 위, 박물관과 사제관으로 가는 길목을 금줄로 막아 놓았다. 하는 수 없이 성당 아래 둘레길인 십자가의 길 14처를 돌면서 인적 없는 숲 속을 거닐었다. 산책 중에 기도하는 남자를 보았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14처 곳곳에 멈추어 기도하는 모습으로 보아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보였으나 마스크를 쓰지 않아 그를 멀리 우회해서 걸었다. 왜 쓰라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걸까. 남을 위해서라기 보다도 자신의 방역을 위해서 쓰라는 것인데...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마스크 없이 편히 숨 쉴 수 있는 세상이 그립다. 모든 것이 불편하다. 가고 싶은 곳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니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다. 오지 않는 손님들을 기다리는 자영업자들은 또 얼마나 답답할까. 생전 처음 겪어보는 고통에 삶의 의욕조차 잃어버린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회의감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는커녕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며 크게 떠들며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분노가 치민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오히려 마스크 쓰라는 사람들을 폭행하는 사람들이나, 각종 집회에 참여하여 저마다의 구호를 외치며 방역체계를 무너뜨리는 사람들 모두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다. 오밀조밀 모여 찬송하고 기도하는 예배를, 당분간 삼가해달라는 정부의 간곡한 요청마저 뿌리치고 신앙의 자유를 탄압한다고 주장하는 극단적 개신교들도 마찬가지로 사악한 군상들이다. 제멋대로의 방종으로 사회의 방역체계를 파괴하는 사람들이 적반하장으로 헌법을 운운하며 독재라 소리 높여 주장하니 억지도 보통 어거지가 아니다.

 

  옛적 군부 독재정권이었다면, 코로나 사태는 이미 종식되었을 것이다. 독재도 못하면서 독재한다고 비난받으며, 한 없이 물러 터진 현 정권이 가련하다. 오죽하면 생명을 구해야 하는 의사들까지 지들 밥그릇 걱정에 파업까지 하면서 병고에 시달리는 국민들과 부족한 의사수를 늘리려는 정부를 능멸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지러운 세상이다. 난세에는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를 이 난국에서 구해낼 영웅은 누구이며, 언제 나타날 것인가.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부 몽매한 자들을 위해서 2주간만이라도 코로나 비상 계엄령이라도 내릴 수 없을까...   

 

 

  성당으로 가는 언덕길

 

  성당 오르는 길 왼편에 있는 피정의 집

 

  돌판에 새겨진 성당의 역사. 줄여 쓰면 대략 이렇다. "이곳은 조선시대 한양으로 보내던 조세미를 보관하던 창고터였다. 이곳 창고에 아산 연산 당진 등 40개 고을의 세곡을 보관하다가 아산만 수로를 이용하여 60여 척의 조운선으로 한양으로 수송했었는데, 19세기에 이르러 폐기되었다. 편리한 해운 교통 탓에 천주교가 유입되었고, 천주교 탄압 당시 이곳의 많은 교인들이 박해받아 순교하였다. 1895년 충청도내 최초로 본당이 창설되면서, 이곳을 중신으로 포교활동을 하다가 1922년 고딕 양식의 현 건물을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이곳 아산만은 고구려에서 남하한 비류가 최초로 정착한 미추홀(밀두리)이었으며, 고대에 나당 연합군과 백제군이 싸운 전쟁터였고, 근대에는 청일전쟁의 시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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