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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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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화성(華城) 동네마다 영산홍이 곱게 피었다. 바야흐로 철쭉의 계절이다. 영산홍으로 둘러 싸인 방화수류정을 보러 오랜만에 카메라를 메고 화성으로 나갔다. 장안문부터 화홍문, 방화수류정까지 나들이 삼아 걸었다. 장안문 안에서는 걸그룹의 뮤비촬영이 한창이었다. 드론을 동원해서 촬영하는 모습이 신기해서 한참을 어깨너머로 구경하기도 했다. 방화수류정 앞 용연 주변에 금줄을 둘러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그 덕분에 용연 주변 잔디들이 곱게 보존되어 아름다웠다. 예전엔 탐방객들이 주변에 자리를 깔고 음식물을 먹는 등 어수선했으나, 이젠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늦었지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자유롭게 왕래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금줄덕에 화각을 잡기가 애매해진 것이 아쉽긴 하지만 용연이 예쁘게 보존되는 것..
화성의 늦가을 바람이 찼다. 비 내린 다음날이라 날씨가 화창하리라 예상했으나, 세고 찬 바람에 하늘은 변화무쌍했다. 어제 비가 덜 내린 모양이다. 스산한 바람에 방문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모처럼 한산한 화성 풍경이었다. 금년 가을엔 단풍잎들이 제 빛깔을 내지 못하고 시들어 곱은 손가락처럼 쪼그라들어 나무에 붙어 떨어지지 못한 채 말라 간다.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나가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까지 성벽을 따라 걸었다. 성벽 아래 희고 눈부신 갈대꽃무리들을 상상했으나, 기운 없는 햇살 탓에 갈꽃의 현실은 빛나지 않았다. 하늘의 색깔도 시선에 따라 달랐다. 대체로 동북쪽 하늘이 맑고 고왔다. 갈숲길을 걸으며 늦가을 한 때를 쓸쓸해 보이는 고성(古城)의 모퉁이에 머물러 있었다. 개인적으로 11월과 12월이 싫다. 낮길이..
장마 한가운데 수원 화성 이상 기후로 야기되는 장마전선의 국지성 호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정부 당국과 지자체가 조금 더 재난 방지에 관심을 갖고 노력했더라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을... 자연재해이지만 인재에 가까운 오송 지하도 침수로 많은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가 국가 경영의 제일이었건만 후진국형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면 정부 당국자나 지자체 공무원들이 모두 정신줄을 놓은 듯하다. 제방뚝이 터지고, 지하차도에 물이 유입된다거나, 댐이 넘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지하차도에 강물이 홍수 져서 들어가는데도 차도를 막는 안전요원 하나 없었다는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 지하차도 한가운데 자동차 안에서 밀려오는 흙탕물에 숨져간 사람들의 마..
황사 속 화성 풍경 코로나에서 회복되나 싶으니 중국발 황사가 극성을 부린다. 예년보다 일찍 핀 영산홍에 화성에 나갔으나, 하늘이 뿌옇게 황사로 덮였다. 영산홍이 아름다운 방화수류정 앞 용연주변은 보수중으로 흉측하게 비닐 금줄을 둘러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화성을 보러 일부러 먼 곳에서 온 사람들도 많을 텐데, 실망이 클 것 같다. 내 경우 일부러 찾아간 먼 곳의 여행지에서, 보고 싶었던 대상이 보수공사하고 있을 때 그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보수 공사도 계획적으로 흉하지 않게 하면 좋으련만... 창룡문(화성의 동문)과 동북 공심돈, 그리고 광교산. 창룡문 내성 동북 공심돈(공심돈은 내부에 대포를 거치하여 성밖 적군을 퇴치하기 위한 포루이다.) 연무대 앞 활터. 연무대 연무대 방향 외성 용연 옆에 있는 동북 포..
수원화성 부처님 오신 날, 날씨가 화창했다. 영산홍이 한창일 화성 방화수류정에 나갔다. 꽃은 활짝 피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무색할 정도로 인파들이 몰렸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더러 있었고, 마스크를 턱에 건 채로 담소하며 활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방화수류정 아래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앉아 봄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은 것은 처음 보았다. 방화수류정에서 화성행궁으로, 하성의 남문인 팔달문을 거쳐, 시장 골목으로 한 바퀴 돌았는데,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니 코로나 사태는 지나 간 듯했다. 모럼 활기찬 인파를 보게되니, 반갑긴 한데, 아무래도 끝나지 않은 바이러스 상황이 염려스러웠다. 하루빨리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 아래에서 봄맞이 하는 사람들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화..
삼월의 방화수류정 양력 삼월 삼짇날이지만 음력 삼짇날 못지않게 날씨가 따뜻했다. 봄햇살에 철이른 상춘객들이 많아 도로마다 차가 밀렸다. 추울 줄 알고 입고나간 겨울 옷이 민망스러워 자동차 안에 벗어 놓고 방화수류정 주변을 걸었다. 봄맞이가 제일 즐거운 것은 어린이들이었다. 겨울잠자는 양서류처럼 겨우내 방 안에서 움츠리다 따뜻한 햇살을 만나니 바깥세상이 곧 놀이터인 셈이다. 할머니 엄마 손을 잡고 밖으로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들 모습이 무척이나 행복스러워 보였다. 방화슈류정부근 달인에 나왔다는 탕수육집을 스마트 폰에 의지해서 겨우 찾아 갔더니, 예약이 많아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단다. 게으르게 하루하루를 임기응변으로 살아가는 나같은 사람은 평생을 TV에서 소개하는 맛집에서 식사는 못할 성 싶다. 줄서서 기다리는 노고도 싫..
가을 화성 역시 11월은 겨울의 길목이었다.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밖에 나갔더니 차가운 기온에 귀까지 시렸다. 벌거벗은 나무들이 늘어가고, 아직 떨어지지 않은 단풍나무 이파리들은 스치는 바람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도로 위엔 낙엽들이 무리지어 뒹굴며 힘없이 날아가고 있었다. 날씨가 쌀쌀한 탓에 지나다니는 행인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방화수류정 용연 동쪽 주차장에 갔더니, 가림막을 둘러치고 공사를 하고 있었다. 성 아래 오밀조밀 몰려있던 집들을 허물고 임시로 주차장으로 활용했었는데, 주차장대신 본격적으로 정비작업을 하고 있었다. 조감도를 들여다보곤 용연으로 향했다. 공사가 끝나면 화서공원 못지않은 풍광을 자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년 전에 수원시에서 추진하려 했던 성안 마을의 한옥화가 무산된 것이 그저 아쉽..
화성 설경 2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화홍문 수원천을 가로지른 화홍문, 그 뒤가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 앞 용연의 물을 내보내는 배수구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 앞에 떠 있는 드론, 드론 촬영도 이젠 대중화 시대인가 보다. 놀랍게도 조종자는 60대 남성, 아내와 함께 조종기에 연결된 아이폰 화면을 통해 조종하며 촬영하고 있었는데,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 호기심에 한참을 구경하며 얘기했다. 방화수류정 옆의 암문 동북각루 동쪽으로 흐르는 수원화성, 연무대 지붕이 보인다. 화성 성벽과 멀리 팔달산의 화성장대 동북각루와 멀리 화성장대 동북공심돈 동북 공심돈 앞에서 서쪽으로 바라보는 동북각루와 화성장대 동북공심돈 1번 국도 도로변에서 바라보는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
모처럼 맑은 날 메르스가 창궐한 가운데, 연일 날은 흐리고, 가물어서 모두가 지친 삶을 살고 있는데, 모처럼 하늘이 푸르렀다. 뭉게구름도 둥실하니 떠 있고... 더운 것도 모르고 방화수류정에서 화성장대까지 걸어서 다녀왔다. 더운 탓도 있겠지만 메르스 여파가 대단하다. 시내버스도 텅 비어 운행되고 있었고, 왁자지껄할 재래시장도, 관광손님들로 붐볐을 화성에도 적막감이 들 정도로 인적이 뜸 했다. 방역대책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재벌 병원 하나 살리려 꼼수 쓰다가 이 지경에 빠트린 정부의 무능은 세월호 수준을 능가한다. 햇빛은 쨍쨍하고, 하늘은 파랗고 깊은데, 이 나라의 민생들의 슬픔만이 한없이 깊어만 간다...
화성 스모그 스모그, 온 종일 하늘이 뿌옇다. 카메라 초점 이동이 되지 않아 AS 센터에 갔더니 잠겼기 때문이란다. 작동 중 Lock 조절바를 건드린 모양이었다. Lock을 해제하니 제대로 작동이 된다. 고장이 아니라 참으로 다행이라 싶었다. 센터에서 부탁하지도 않은 먼지청소까지 해주었다. 어찌나 고마운지,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돌아오는 길에 팔달산에 올랐다. 바야흐로 봄을 맞아 진달래도 목련도 개나리도 활짝 피었다. 그런데 스모그때문에 날씨가 안개낀 것처럼 뿌옇게 흐렸다. 웬일인지 요즘엔 스모그란 말 대신에 미세먼지라고 한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이 부분만 우리말쓰는 것이 우스워졌다. 스모그에 여름날씨처럼 기온이 높아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티셔츠 바람으로 화성에 올라 걸었다. 성급히 ..
수원 화성 비 온 뒤, 날씨는 청명했으나, 봄바람이 아직 차가웠다. 산수유가 활짝 피어 흐드러지고 있었다. 아직은 산수유의 계절이었다. 일요일이었지만 찬 바람 탓에 상춘객들이 많지 않았다. 사람들마다 옷깃을 여미며 나름대로 아직은 철이는 봄을 느끼고 있었다. 파란 하늘과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 먹이를 쫓는 비둘기 무리들... 봄은 그렇게 스멀스멀 찾아들고 있었다. 화성의 서문인 화서문의 안쪽 화서문 바깥쪽 옹성 안. 서북 공심돈과 서북각루 . . . . . . . . 방화수류정
겨울 화성 눈 내린 화성의 풍경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섰으나,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서인지 눈들이 질퍽하게 녹고 있었다. 눈 내릴 때 갔어야 하는 건데, 게으름 때문에 진풍경을 놓친 것 같았다. 아직 녹지 않은 눈들도 이미 밟히고 눌려서 순백의 아름다움을 잃은지 오래였다. 화성의 동문 안에 차를 세우고, 방화수류정까지 갔다가 성벽을 끼고 되돌아왔다. 길이 미끄럽고 날씨가 추워서인지 내국인보다는 외국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체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일본인들 아니면 중국인들이었는데, 겉으로 보는 인물로는 구분할 수 없었다. 가까이 지나가며 그들이 사용하는 말씨를 들어야 비로소 한 중 일이 구별되었다. 동아시아 3국이 서로 견제하며 아웅다웅하는데, 서민들이야 서로 미워할 게 뭐 있을까 싶다. 그러고 보면, 민족감정이네, ..
수원 화성 저물 무렵 방화수류정에 갔으나, 무더위는 여전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노인들과 사진 찍는 사람들 몇 뿐, 매우 조용하고 한가했다. 오랜만에 보는 푸른 하늘의 구름도 여유 있어 보였다. 방화수류정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포인트를 골똘히 생각해 보았으나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우측의 수문인 화홍문과 오른쪽의 포루까지 한 컷에 넣었다. 그나마 광각이니까 이 정도의 화각이 나오지 않겠나 싶다. 좌우 끝부분은 왜곡이 심하긴 하지만... 방화수류정을 찍고는 동북공심돈으로 걸어가서 나무 그늘에 앉아 쉬며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나 북적이던 동북 공심돈 아래 서울 가는 1번 국도엔 지하차도가 올봄에 개통되어 차들의 소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판으로 지저분하던 거리도 말끔하게..